최근 GM 본사는 “2020년 이쿼녹스 1.6L 디젤 엔진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지속되는 판매량 저하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엔진을 공유하는 차는 미국에서 판매중인 쉐보레 크루즈, GMC 터레인, 국내에도 판매 중인 쉐보레 말리부, 트랙스, 이쿼녹스 등이 있다.
미국에서 디젤 엔진이 완전히 사라질 경우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트랙스는 7월 판매량 995대 중 디젤 모델은 122대로 10% 남짓한 수준이다. 말리부 역시 디젤 비중은 10% 정도다. 국내 승용차 신차 시장에서 이미 디젤차 신규 등록대수는 지난해부터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국내에서 내년 쯤 디젤모델 단종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이미 GM은 지난해 “머지 않은 미래에 내연기관을 모두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정확한 시점은 미정이다. 이 때문에 저조한 판매량을 보이는 디젤 기관을 가장 먼저 솎아내기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디젤 모델의 단종을 시작으로 GM이 가솔린 내연기관 라인업도 하나씩 정리해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음에 정리할 엔진은?
GM의 다음 타겟은 1.4L 터보 가솔린 엔진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현재 이 엔진을 사용하고 있는 국내 모델은 트랙스가 유일하다. 미국에서도 트랙스,크루즈와 소닉 정도다. 이미 판매량이 낮은 차량들 뿐이다. 조만간 없애도 크게 타격이 없다는 이야기다.
새롭게 개발한 라이트사이징 엔진이 중형세단까지 활용할 수 있음이 말리부를 통해 증명되었다. 더 작은 차인 트랙스에 이런 엔진을 적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비용과 생산효율 측면에서 1.4L 터보엔진을 계속 생산할 이유가 없다.
게다가 GM에서 소형차 라인업을 정리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경차인 스파크의 존망이 휘청이고 있다. 한국지엠은 “스파크의 단종은 없다”고 못박았지만 확신하기 어렵다. 세계적으로 경차 시장이 줄어드는 데다 국내에서도 경차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미국에서 판매하는 스파크에는 1.4L 가솔린 모델이 달리는 만큼 1.0L 엔진은 그 활용이 상당히 제한적이다. 1.0L 엔진은 포함된 스파크가 단종 수순에 접어들면 자연스레 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쉐보레 관계자는 “1.35L 라이트사이징 엔진에 이어 1.2L 터보 가솔린 엔진도 개발에 착수하여 국내에서 생산할 예정” 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새로운 엔진이 소·중형차 커버리지가 모두 가능해지면서 기존 엔진은 점점 사양의 길로 접어들 것이다.
잠깐.. 국내 생산 엔진이 모두?
새롭게 개발할 1.2L 터보 가솔린 엔진은 차세대 크로스오버와 준중형 SUV 트레일 블레이저에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GM의 내연기관 솎아내기가 한국 지엠에게 변곡점이 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