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옛 MBC부지에 짓는 ‘브라이튼 여의도’ 선분양 가닥

14년 만에 새 아파트…HUG에 '심사 예외' 요청
"분양가상한제 적용땐 후분양 실익無"
'연내 아파트도 분양' 내부 방침 정해
시행사 "여의도 입지 특수성 고려해야"
  • 등록 2019-07-10 오후 4:28:00

    수정 2019-07-10 오후 6:46:32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옛 MBC 사옥 철거 현장. 이 부지에는 최고 49층 높이의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 2005년 이후 14년만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다.(GS건설 제공)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 여의도에 14년 만인 올해 분양아파트가 나올 전망이다. 옛 MBC 부지에 들어서는 주상복합단지 ‘브라이튼 여의도’ 시행사는 오피스텔뿐 아니라 아파트도 선분양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 기준’ 강화에 후분양 등을 고려했지만, 여러가지 여건상 계획대로 선분양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달 말 오피스텔을 먼저 선보이고, 연내 아파트를 분양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시행사 측은 분양보증 심사 권한을 쥐고 있는 HUG에 여의도라는 입지적 특수성을 인정, 분양가 규정을 달리 적용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분양시기가 빨라지느냐 늦어지느냐는 HUG가 이를 받아들이느냐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다은 기자]
“분양가상한제 적용 시 후분양 실익 없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옛 MBC 부지에 들어서는 주상복합아파트인 브라이튼 여의도(총 면적 1만7795㎡)는 당초 올해 7~8월 분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HUG가 고분양가 사업장에 대한 심사 기준을 대폭 강화하자 선분양 계획을 잠정 연기했다.

HUG는 지난달 24일 이후 고분양가 관리 지역에서 분양보증을 발급 받는 사업장에 새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인근 지역(동일 행정구역)에서 1년 이내 분양한 아파트가 있을 경우 직전 분양가 100%, 1년 초과 분양사업장 기준 105%, 준공 기준(10년 이내) 평균 분양가 및 매매가의 100%를 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후폭풍은 거셌다. 브라이튼 여의도 시행사인 신영·GS건설·NH투자증권 컨소시엄은 3.3㎡당 4000만원 이상의 분양가를 요구했지만, HUG 는 주변 시세를 3000만원대를 제시해 양측의 간극이 큰 상황이다. 결국 시행사 측은 당초 동시 분양하려던 계획을 변경, 아파트를 제외하고 오피스텔을 먼저 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민간택지 아파트까지 분양가상한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오히려 규제가 강화되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건설사가 상한제 부담을 모두 지게 된다면 선분양이 그나마 손해를 덜 볼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며 “여의도 MBC 부지는 팔릴 때 땅값도 최고 입찰가로 쓴데다 그동안 공사비도 강남권 재건축 수준인 3.3㎡당 500만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여 후분양은 너무 리스크가 큰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행사 측은 이에 대해 “정부의 정책 때문이 아니라 여러 여건을 고려했을 때 처음 계획대로 선분양이 낫다고 최종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브라이튼 여의도’ 조감도.(신영 제공)
희망 분양가-HUG 기준 1000만원差 “입지 특수성 고려해야”

관건은 역시 분양가다. 브라이튼 여의도 시행사 측은 HUG에 고분양가 심사에 대한 예외 규정을 적용해 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정치·경제·금융중심지라는 입지적 특수성을 지녔지만, 주변에 새 아파트가 없다는 이유로 인근 지역과 비교해 분양가를 책정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여의도에는 지어진 지 40여 년이 넘은 재건축 단지만 7개가 넘게 몰려 있지만, 서울시가 집값 상승을 이유로 지구단위계획을 전면 보류해 사업이 멈춰선 상황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HUG 기준을 적용하면 입지가 전혀 다른 영등포구 내 다른 지역의 새 아파트와 비교해 분양가를 산정해야 하는데 이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이 말이 안된다”며 “(최악의 경우 준공 때까지 분양하지 못할 것도 고려하고 있지만) 입지 특수성을 고려해 예외 규정을 적용해 달라고 HUG 측에 재차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UG 기준을 적용하면 브라이튼 여의도는 사업지에서 2km 가량 떨어진 영등포구 당산동5가에서 지난해 3월 분양한 ‘당산센트럴아이파크’(2020년 5월 입주)가 비교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단지 3.3㎡당 분양가 2890만원에 해당 구 주택가격변동률을 곱해 적용한 금액은 3036만원(분양가 105% 기준)이다. 시행사 측이 원하는 분양가인 3.3㎡당 4000만원 이상과 100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HUG 관계자는 “여의도 일대는 그동안 새 아파트 공급이 거의 없었던 특수한 상황임을 인지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 분양 단지와 형평성 차원에서도 규정을 달리 적용할 것은 현재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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