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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이날 포럼은 중국 이커머스 공세에 대한 대응 방안 등을 주로 다룰 예정이었지만 티메프 사태 발생 이후 정부의 업계 규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더 비중있게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는 티메프 사태가 발생하자 문제가 됐던 긴 정산주기와 판매대금 유용 등을 막기 위해 기존엔 연매출 1000억원 이상 오프라인 유통업체에만 해당했던 대규모유통업법에 이커머스를 포함시키는 내용의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이날 포럼에서도 이커머스 업계에선 “정산주기 등은 해외에선 별다른 규제가 없는데 우리나라에만 생긴다면 기존 대형 업체가 아닌 신규 중소 업체들만 시장 진입에 어려움이 더 커질 것”이라고 하소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커머스가 기존 우리 사회에도 기여를 많이 했는데 (현재 상황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토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현장엔 이동일 한국유통학회장도 참석해 의견을 냈는데 경쟁적인 측면에서 정산대금 예치를 의무화한다면 작은 스타트업들이 생기기 힘들고 시장도 고착화될 것이란 우려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티메프는 자율 구조조정(ARS) 기간이 종료돼 법원으로부터 기업회생 절차 여부에 대한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는 피해 판매자(셀러)들을 위해 각종 지원책을 발표하며 셀러 끌어안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위가 향후 대규모유통업법에 이커머스 업체들을 어떤 기준으로 포함시킬지, 어디까지를 규제할지 업계에선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이달 중 개최할 예정이라는 공청회에서 산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담아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개별의 잘못을 전체에 똑같이 적용한다면 그 어떤 산업도 발전의 여지가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