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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크러버船 1년만에 1500척↑…HMM ‘존재감’
14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501척이었던 스크러버 설치 선박은 올해 11월 기준 2020척을 기록했다. 1년 만에 무려 1519척이나 증가한 셈이다. 이는 올해 1월부터 시행된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규제에 따른 것이다. IMO는 현재 황함유량 0.5% 이하의 선박 연료유 사용을 의무화하는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해운업계는 스크러버 투자를 통해 친환경 규제에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같은 해운업계의 친환경 움직임 중에서도 한국의 행보는 더 부각되고 있다. 프랑스 해운조사업체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국내 선사 HMM의 올 10월 기준 스크러버 설치율(운용선박 기준)은 약 80%로, 글로벌 10대 선사 중 1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1위 해운사인 머스크의 스크러버 설치율은 30% 남짓하다. 이 밖에도 2위 해운사 MSC도 43%를 기록, HMM과는 그 격차가 크다.
스크러버 설치 비용은 선박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1대당 60억~70억원 수준이다. 글로벌 선사들의 설치 확대로 스크러버 제조 시장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인사이트리포트에 따르면 2017년 5억 달러였던 선박용 스크러버 제조 시장은 오는 2025년 69억5000만 달러로 약 129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선 주요 조선업체의 기자재 중소·중견 협력사들이 스크러버 제조 및 설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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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는 차세대 ‘암모니아추진선’ 드라이브
조선업계도 친환경 선박 전환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준 글로벌 시장서 운용 중인 액화천연가스(LNG)추진선 규모는 545척으로 전년(471척)대비 74척 늘었다. LNG추진선은 조선업계의 대표 친환경 제품이다. 기존 선박용 연료인 벙커C유 대신 청정연료인 LNG를 활용하는만큼 환경오염물질 배출이 적어서다. 조선업체 입장에선 친환경 대응에다 고수익까지 낼 수 있는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최근 조선업계는 LNG추진선 이후의 차세대 청정연료 선박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염물질 배출이 없는 암모니아 추진선이 대표적이다. 암모니아는 질소와 수소의 합성 화학물로 연소시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고 보관 및 운송 등이 용이한 연료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는 모두 올 하반기부터 경쟁적으로 암모니아 추진선 개발을 선언했다. 이중 현대중공업은 업계 최초로 지난 8월 영국 로이드선급(LR)으로부터 인증을 받고 오는 2025년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도 최근 LR로부터 인증을 받고 상용화에 나설 방침이다. 암모니아 추진선의 경우 친환경·차세대 선박기술이 가장 뛰어난 국내 조선업계 중심으로 선제적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기대감이 높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LNG추진선은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기준 1000만~1500만 달러 이상 더 비싸 조선업계의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통한다”이라며 “암모니아 추진선은 LNG추진선을 넘어선 미래 선박으로, 차세대 시장 선점은 물론 각 조선사들의 목표인 탈탄소화에도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