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고온 다습한 여름, 심혈관 질환자 증가 이유는?

윌스기념병원 심·뇌·혈관센터 이승화 원장
  • 등록 2024-08-01 오후 5:38:22

    수정 2024-08-01 오후 5:38:22

[윌스기념병원 심·뇌·혈관센터 이승화 원장] 장마가 지나고 본격적인 불볕더위로 건강관리에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아졌다. 더위로 인한 열사병이나 식중독, 열대야로 인한 불면증, 무기력증, 두통 등이 대표적이다. 일반적으로 심혈관질환은 기온이 낮은 겨울이나 일교차가 큰 봄철에 발생할 위험이 크다고 알려져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름에도 긴장을 늦출 순 없다.

더운 여름철에 심혈관 질환을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탈수 현상 때문이다. 고온다습한 날씨로 땀을 많이 흘리면서 혈액에서 수분이 빠져나가 혈액 농도가 짙어지면서 피가 쉽게 끈적해진다. 이때 농도가 짙어진 혈액은 혈관 속에서 쉽게 응고되어 혈전(핏덩이)이 생길 수 있는데 이 혈전이 혈관을 막으면서 심근경색, 뇌경색, 동맥경화 등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이 커지게
윌스기념병원 심·뇌·혈관센터 이승화 원장
된다.

고온 다습한 날씨는 땀이 잘 증발되지 않아 체온이 올라가기 쉽다. 이때 우리 몸은 체온을 낮추기 위해 피부 등 말초혈관으로 많은 혈액을 보내게 된다. 이 경우 심장은 더 많은 혈액을 내보내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게 된다. 이에 따라 심박동 수는 빠르게, 심근수축은 증가하게 되어 심장에 부담이 늘어나게 되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여름철엔 고혈압 환자에게서 저혈압이 나타날 수 있다. 저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90mmHg보다 낮거나 이완기 혈압 60mmHg보다 낮은 상태를 말하는데 여름철에 잘 발생한다. 우리 몸이 무더위에 노출되면 피부를 통해 열을 발산하기 위해 말초혈관이 확장되면서 땀을 흘리는데 이때 급격한 혈압의 변화가 발생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작년 저혈압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의 월별 추이를 살펴보면 8월(7,107명)과 7월(6,735명)이 가장 많았다.

특히 고혈압의 유병률이 높은 노인들의 경우 나이가 들면서 체내 수분량이 줄어들어 조금만 땀을 흘려도 탈수가 되기 쉽고, 혈관 벽의 탄력과 자율신경의 기능이 떨어져 저혈압이 잘 발생할 수 있다. 어르신들의 저혈압은 낙상이나 골절, 뇌출혈 등 2차 상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의 어지럼증이 생기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또한 고혈압환자에게서 기립 저혈압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해서 임의로 혈압약을 중단하면 혈압이 급격히 높아져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임의로 혈압약의 용량을 조절하기보다는 주치의와 상담을 통해 혈압약을 조정하는 것이 좋다.

여름철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물을 충분하게 마셔둬야 한다. 또 과격한 운동 대신 매일 30분 이상의 적정한 운동을 하고 씻을 때는 미지근한 물을 사용한다. 덥다고 찬물로 씻으면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혈압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담배는 반드시 끊고 술은 하루에 한두 잔 이하로 줄이거나 끊을 수 있다면 가급적 끊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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