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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이후 밝힌 소회다.
권오갑 부회장은 이날 본계약 체결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명하는 순간 긴장감 감출 수 없었다. 마침 올해 3월 20일이 정주영 명예회장의 18주기”라면서 이 같이 회고했다.
권 부회장은 현대중공업그룹을 믿어달라고 했다. 그는 “대우조선해양 임직원과 협력업체, 지역 경제인들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인수 절차가 완료되면 대우조선해양을 명실공히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테니 현대중공업그룹을 믿어달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노조를 어떤 식으로 설득할 것인가라는 물음에는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도 현대중공업그룹과 동등한 권리와 대우를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마 현대중공업이 국내 기업 중 노조와 가장 많이 대화한 곳일 것”이라며 “얼마만큼 진실되게 직원을 사랑하느냐에 달려 있다. 대화로 풀어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지주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협의는 거쳤는지 묻는 질문에는 “정몽준 이사장은 2000년부터 우리 회사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 내가 전권을 가지고 책임지고 경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사는 동종 산업과 자국내 업체간 경쟁, 클라이언트인 선주의 이해관계, 독과점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이뤄질 것”이라면서 “낙관적인지 아닌지 말하기는 어렵지만 최대한 빠른 시간에 만료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대우조선 협력업체에 대해 가 사장은 “가능하면 기존 협력업체 체제를 유지하는 게 우리 목표”라고 했다. 그러면서 “협력업체 문제를 지역에서 많이 우려하고 있다는 걸 안다. 정확하게 실사를 안 했기 때문에 100% 파악된 건 아니”라면서도 “다만 지금까지 알아본 바에 따르면 대우조선 협력업체 4분의 3이 현대중공업그룹과도 거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산업재편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지금의 적기를 놓치면 과거 일본 조선업처럼 한국도 쇠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는 절박감이 있었다”며 “앞으로 많은 이해관계자를 만나 의견을 경청해 발전적이고 생산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계약은 지난 1월31일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이 맺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관한 기본합의서에 따른 것이다. 현대중공업이 물적분할을 통해 ‘한국조선해양(가칭)’을 설립하고, 산업은행은 보유 중인 대우조선해양 지분 전량을 출자한 뒤 대신 한국조선해양의 주식을 취득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아울러 이날 체결된 본계약서에는 △현대중공업 및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실사 실시 △‘중대하고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되지 않는 한 거래 완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 경주 △기업결합 승인 이전까지는 현대 및 대우 양사의 독자 영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위법한 행위 금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한 상생발전방안을 담은 공동발표문도 발표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궁극적으로 고용을 안정시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있다면서 △대우조선해양의 자율경영체제 유지 △대우조선해양 근로자의 고용안정 약속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및 부품업체의 기존 거래선 유지 등의 입장을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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