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위원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산자원부,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11개 부처와 ‘사람 중심의 4차 산업혁명 대응계획’을 브리핑했는데, 장병규 위원장의 “기자 나가라”는 발언이 여론의 도마위에 오른 것이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이 안건 내용을 설명한 뒤 예정에 없던 기자 둘 질문을 받고 평창 ICT 체험관 개소식 행사로 자리를 뜨자,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최수규 중기부 차관, 양환정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 길홍근 국조실 규제혁신기획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두 차례 질문이 지나간 뒤 OOOO의 기자가 손을 들고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발표된 계획들을 칭찬한 뒤, “여당에선 인식이 부족하니 브레인스토밍을 정기적으로 해줬으면 좋겠다. 민간의 창의력이 뛰놀려면 공무원들이 규제철폐 시 감사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야 한다. 출연연의 성과가 적다”는 등 본인의견과 함께 긴 질문을 했다.
해당 기자의 발언 이후 장병규 4차산업혁명 위원장, 양환정 실장, 길홍근 국장 등이 정부 입장을 밝혔지만, 그는 “30초만 달라, 답변이 미진하다”며 발언을 이어가려 했다.
참석한 기자들만 40여 명 됐고 브리핑 종료 시간도 다가와 “타사 기자의 말을 취재하러 온 것은 아닌데”라고 ‘웅성웅성’ 불평하는 기자들이 많았다. 어떤 기자는 손을 들고 기다리기도 했다.
장 위원장은 “그 자리에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정답보다 중요한 것은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 아닌가요? 지금 10시까지 수많은 기자들이 시간을 쓰고 있습니다. 이래서야 4차 산업혁명이 되겠어요?”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해진 시간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게 4차 산업혁명을 받아들이는 저희의 업무 자세다. 4차위는 의식적으로 소통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는데 상호 노력이 든다”면서 “OOOO쪽은 한동안 질문을 받지 말아달라”고 언급했다.
해당 기자는 억울함과 분노를 나타냈다.
그는 “브리핑 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걸 몰랐고, 설사 정해져 있다고 해도 공무원들의 미진한 답변에 끝까지 질문하는 건 기자의 자세”라면서 “참석한 기자들이 일부 불편했을 수는 있지만, 공무원이 국민을 대표하는 기자의 언로를 막는 것은 미국의 트럼프처럼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언론계 안팎에서는 공무원인 장병규 위원장이 기자보고 “나가라”고 한 것은 언론 탄압이라는 시각과, 미리 공지된 브리핑 시간에 많은 동료 기자들이 모여 있는데 타 매체를 고려하지 않은 질문 태도가 문제였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언론사 고위 관계자는 “이유야 어떻든지 간에 장병규 위원장이 특정 매체 기자를 나가라고 말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밝혔다.
한 공무원은 “4차위가 다룰 주제는 이익 집단 간 갈등이 첨예해 토론 시 정해진 룰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해당 발언으로 활동이 위축될까 걱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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