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외신 앞 ‘尹 외교’ 정면 비판…“얻은 것 없고 잃기만” (종합)

李, 외신기자클럽 기자간담회
"포용적 다자외교 나서야"…美·日 중심 외교 비판
"강제동원 ‘제3자 변제’ 방안, 철회 바람직"
"한미 정상회담, 반도체·전기차 등 국익 확보해야"
  • 등록 2023-04-11 오후 5:37:28

    수정 2023-04-11 오후 7:33:00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외신 기자들을 향해 미국과 일본에 편중된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정부의 이 같은 외교 노선의 결과로 대중 무역 적자 등 한국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게 비판의 골자다. 특히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선 “얻은 것은 없고 잃는 것만 많았던 회담”이라고 힐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포용적인 다자외교에 나서야 한다”며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외교 정책의 기본적인 구상을 밝혔다. 최근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그는 “우리 외교의 기본축이 한미동맹이라는 점은 부연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여기에 더해 중국, 아세안, 유럽 등과도 기후위기, 탄소중립, 한반도 평화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과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선도할 역량과 자격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어 “안타깝게도 최근에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한-미-일’과 ‘북-중-러’의 대결 구도가 심화됐다. 이러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악화는 대외교역 의존도가 높은 대한민국에게 치명적”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을 평가해 달라는 외신 기자들의 말에 “외교에선 옵션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한다. 좀 더 다양한 국가들과 다양한 방식의 노력이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최근 진행된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외교의 가장 기본은 균형이다. 어느 한 쪽도 손해 봤다는 생각도, 과도하게 이익을 봤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이번 회담의 결과는 얻는 것은 없고 잃는 것만 많았던, 일본으로서는 얻는 것만 많고 잃는 것은 없는 결과이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이 매우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강제징용 해법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등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적극 말했다. 이 대표는 “한일 관계 개선은 동북아 안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일본 전쟁범죄 피해자의 권리를 박탈해서는 안 된다. 인류의 보편적 정의와 양심에 어긋나는 강제동원 ‘제3자 변제’ 방안은 철회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 문제에 대해서도 일본의 책임 있는 조치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2주 앞으로 다가온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선 반도체 등 현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핵심 현안은 대한민국 경제의 생명인 반도체에 대한 차별을 바로 잡는 것”이라며 “반도체 지원법 보조금 신청 요건 완화와 한국 기업의 중국 반도체 공장에 대한 장비 수출 규제 유예 연장을 분명히 요구해야 한다. 신뢰에 기반해 상호존중하는 동맹으로서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한일정상회담 결과는 국민들 눈높이에서는 매우 실망스러웠기 때문에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선 최소한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문제 등에 있어서 최소한 균형 있게 국익을 확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민주당도 최선의 협력을 해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불거진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 관련 질문엔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한미 동맹을 훼손하는 매우 실망스러운 사태”라며 “객관적 상황을 보면 실제로 도청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사실이라면 미국 정부의 사과와 우리 정부의 도청 방지를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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