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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방미..실무회담 진전vs공전
이번 김 부위원장의 방미는 성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판문점 통일각 실무회담의 연장선상이다. 이 실무회담의 성과를 들고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이 북·미 정상회담 이전 최종 조율 과정을 거칠 전망이다.
이번 방미를 두고는 해석이 엇갈린다. 판문점 실무회담이 진전을 보이면서 실무선에서 합의를 할 수 있는 부분은 마무리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먼저 제기된다. 이 논의를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이 최종적으로 확정하는 단계만 남았다는 해석이다.
반면 실무선에서 대화가 공전하면서 김 부위원장이 담판을 짓기 위해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러 가는 시나리오도 가능성이 있다. 실무접촉에서의 권한으로는 북·미간 첨예한 의제인 비핵화와 체제 안전 보장에 대한 확답을 주기 어려울 것이란 견해다.
김영철-트럼프 만나나
김 부위원장의 카운트파트는 CIA국장을 지낸 폼페이오 장관이다. 이번 방문의 첫 번째 목적은 두 사람간의 고위급 회담이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이 두차례 평양 방문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던 점을 떠올리면 김 부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여지도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취소 소식을 알리면서 ‘편지’나 ‘전화’ 등 통신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부위원장이 김 위원장의 친서를 갖고 특사 자격으로 방문한다면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가능성이 생긴다. 김 위원장이 ‘친서’에 비핵화 의지를 못박을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김 부위원장이 북한의 눈엣가시인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조우할 지도 관심사다. 지난 2월 평창 동계 올림픽 계기 방한했던 펜스 부통령은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게 눈길도 주지 않으면서 양국의 냉랭한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였던 바 있다.
반출? 내부 폐기? 핵무기 해체 방안은
실무협상에서는 비핵화 로드맵과 관련된 의제로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 폐기 방안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고위급 회담에서도 이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면 김 위원장-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담판을 지을 수도 있다.
미국으로서는 북한의 핵물질을 미국으로 실어 나르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를 해결했다는 인상을 강하게 남기는 장점이 있다. 반면 북한 입장에서는 흡사 패전국 입장의 굴욕적인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 핵물질을 해체하는 과정에서도 ‘공동 해체’ 혹은 ‘참관’ 등 방안이 엇갈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박 교수는 “미국이 북한의 핵물질을 폐기하는 과정에 참여하거나 참관하는 모습이 세계적으로 공표된다면 북한으로서는 내부적으로 큰 부담을 안을 수 있다”며 “북한이 미국의 선제적 조치에 응해 착실하게 비핵화 과정을 밟는다면 비밀리에 핵무기를 폐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