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영철 미국行..북·미 회담 조율 막바지?

판문점 실무회담 의제 조율 소득 있었나
김영철, 김정은 친서 들고 방미했다면 트럼프 회동 가능성도
美반출vs北폐기..핵무기 해체 방안 팽팽
  • 등록 2018-05-29 오후 5:48:00

    수정 2018-05-29 오후 5:48:00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가운데)이 29일 오전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걸어가고 있다. 사진은 동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김 부위원장은 베이징을 거쳐 미국 워싱턴으로 가서 북미정상회담 실무회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 부장이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미국행을 예고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고위급 회담을 통한 막바지 조율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김 부위원장이 미국에서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최종 조율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철 방미..실무회담 진전vs공전

이번 김 부위원장의 방미는 성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판문점 통일각 실무회담의 연장선상이다. 이 실무회담의 성과를 들고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이 북·미 정상회담 이전 최종 조율 과정을 거칠 전망이다.

이번 방미를 두고는 해석이 엇갈린다. 판문점 실무회담이 진전을 보이면서 실무선에서 합의를 할 수 있는 부분은 마무리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먼저 제기된다. 이 논의를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이 최종적으로 확정하는 단계만 남았다는 해석이다.

반면 실무선에서 대화가 공전하면서 김 부위원장이 담판을 짓기 위해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러 가는 시나리오도 가능성이 있다. 실무접촉에서의 권한으로는 북·미간 첨예한 의제인 비핵화와 체제 안전 보장에 대한 확답을 주기 어려울 것이란 견해다.

익명을 요구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인사는 “합의가 완전하진 않을 것 같다”며 “마지막까지 밀고 당기기를 하다가 최종적으로 ‘타결’ 지으면서 극적인 효과를 높일 것”으로 예측했다.

김영철-트럼프 만나나

김 부위원장의 카운트파트는 CIA국장을 지낸 폼페이오 장관이다. 이번 방문의 첫 번째 목적은 두 사람간의 고위급 회담이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이 두차례 평양 방문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던 점을 떠올리면 김 부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여지도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취소 소식을 알리면서 ‘편지’나 ‘전화’ 등 통신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부위원장이 김 위원장의 친서를 갖고 특사 자격으로 방문한다면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가능성이 생긴다. 김 위원장이 ‘친서’에 비핵화 의지를 못박을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김 부위원장이 북한의 눈엣가시인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조우할 지도 관심사다. 지난 2월 평창 동계 올림픽 계기 방한했던 펜스 부통령은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게 눈길도 주지 않으면서 양국의 냉랭한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였던 바 있다.

대표적 강경파인 펜스 부통령이나 볼턴 보좌관과 김 부위원장 간의 만남이 연출된다면 북·미간 서로를 대화의 상대로 인정한다는 메시지를 줄 수도 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김 부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면 볼턴 보좌관이 배석할 가능성이 있다”며 “두 사람이 악수를 나눌 수도 있다”고 했다.

반출? 내부 폐기? 핵무기 해체 방안은

실무협상에서는 비핵화 로드맵과 관련된 의제로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 폐기 방안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고위급 회담에서도 이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면 김 위원장-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담판을 지을 수도 있다.

미국으로서는 북한의 핵물질을 미국으로 실어 나르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를 해결했다는 인상을 강하게 남기는 장점이 있다. 반면 북한 입장에서는 흡사 패전국 입장의 굴욕적인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 핵물질을 해체하는 과정에서도 ‘공동 해체’ 혹은 ‘참관’ 등 방안이 엇갈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박 교수는 “미국이 북한의 핵물질을 폐기하는 과정에 참여하거나 참관하는 모습이 세계적으로 공표된다면 북한으로서는 내부적으로 큰 부담을 안을 수 있다”며 “북한이 미국의 선제적 조치에 응해 착실하게 비핵화 과정을 밟는다면 비밀리에 핵무기를 폐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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