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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0.5%로 9개월째 동결했다. 다만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0%로 그대로 뒀고 물가상승률 전망치만 1.3%로 작년 11월 전망치(1.0%)보다 0.3%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다만, 현재의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진 않다고 판단했다. 이 총재는 “국내에서도 백신 접종 시작되고 경제 활동이 점차 정상화된다면 경기 회복세 빨라지며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이다. 더욱이 자산 시장 자금 쏠림, 가계부채 급증에 따라 금융안정 리스크 우려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현 상황은 코로나 확산세, 백신 보급 상황, 변이 바이러스 등에 의한 경기 불확실성이 더 높아서 금리 인상 등의 정상화는 현재 언급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날 이 총재의 기자간담회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과도한 인플레이션 우려에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상승하며,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커지는데 이에 대한 진단과 함께 최근 시장 반응 평가해 달라. 한은도 물가 전망치 상향 조정했는데, 경기 회복을 이끄는 ‘좋은 인플레’라는 해석에 동의하는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따른 인플레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이는 크게 보면 3가지 요인에 기인한다. 먼저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가 높아진 점이 주된 이유이고, 공급 측면에서는 기상 이변에 따른 곡물 작황 부진과 일부 원자재의 채굴 차질이나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 감산 따른 요인이 있다. 또 하나는 글로벌 중앙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폄에 따라 위험 자산 선호가 확대된 영향이다. 국제 원자재가 오르면 공급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을 하지만 그 지속성에 대해서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또 수요 차원에서는 경제 활동 제한이 완화하면 억눌린 소비가 단시간 내에 분출하는 ‘펜트업 디맨드(pent-up demand)’ 현상을 보일 수 있어 물가 상승 압력이 충분히 있지만 지속성은 단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1.3%로 상향 조정한 것은 국제유가 등 공급 요인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완만한 경기회복세를 반영했다. 1%대 물가상승률이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좋은 인플레 관해서는 경기가 개선되는 과정에서 소비 회복과 함께 나타나는 인플레이션은 그간 저인플레이션을 우려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좋은 현상 일 수 있다고 이해하고 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 조정이 없어서 한은이 다른 기관 비해 불확실성 크다고 보는 듯하다. 4차 재난지원금, 추가경정예산안과 코로나19 백신 보급 상황 어느 정도 반영되었나.
-인플레 보다는 유동성 함정에 빠지면서 저금리, 저물가 기조가 장기화 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한 생각은 무엇인가.
△유동성 함정의 우려는 중앙은행이 상당 기간 동안 통화정책을 큰 폭 완화했음에도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하지 못하고 물가 상승률 0%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경기회복세가 더딘 것은 유동성 함정 보다는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위기로 경제활동 자체가 정상화하지 못한 원인이 크다. 또 고령화, 온라인 거래 확대 등의 구조적 요인도 있다. 앞으로는 완만하긴 하지만 물가상승률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유동성 함정을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
-최근 금리 상승에 국고채 수급 원인도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의 차이가 50bp(1bp=0.01%포인트)를 넘어선 상황인데 이것 이상의 차이도 용인 가능한지, 장단기 금리차에 대한 시각과 함께 말해 달라.
△국고채 금리가 수급 우려가 같이 더해져 장기물 중심으로 큰 폭 상승해 장단기 금리차가 크게 확대 되었다. 이것은 우리만의 현상 아니고 주요국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글로벌 현상이 됐다. 특히 바이든 정부의 재정정책에 따라 경기 기대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며 미국 장기 금리가 큰 폭 상승했는데, 국내 장기금리 상승에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금리 차의 수준 적정성에 대한 판단은 어렵다. 다만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교해보면 최근의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의 차이, 장단기물 금리 차이는 다소 높은 수준이 아닌가 한다. 그럼에도 장기 국고채 금리 상승에도 은행 대출 금리를 보면 단기 금리가 안정세를 보여서 대출 금리 상승폭은 제한된 상황이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산정 기준인 코픽스(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가 단기 금리의 영향을 받아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기업 대출 금리도 1년 이하 은챙채, CD금리 연동돼 장기 금리 영향 크지 않다. 취약 차주 채무 부담이 커지고 자산시장 변동성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하며 점검하고 있다.
-국채 매입과 관련해 최근 논의되고 있는 한은법 75조 폐기 주장이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과 국고채 직매입 반대 이유는 무엇인가.
-정부가 손실 보전을 보장한다면 연준의 중소기업 급여보호프로그램(PPP) 와 같이 전향적인 정책 수단도 운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하나.
△한은도 지원 방식은 다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 용도의 ‘금융중개지원대출제도’를 운용했고 지난해 규모 확대했다. 이런 제도를 통해 탄력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PPP제도는 미 정부가 고용안정을 위한 목적으로 정부 보증을 통해 소기업 지원하는 대출 프로그램이다. 요체는 정부 보증이다. 중앙은행이 손실을 직접 부담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어떤 형태든 취약 계층 지원을 위해 정부가 손실부담만 보증한다면 중앙은행의 운신 폭은 상당히 넓어질 것이다.
-최근 코스피 지수 3000선에서 등락 폭 크다. 주식시장 변동성에 대한 향후 전망 어떤가.
△최근 국내 증시 변동성 큰데 상·하방 요인이 영향력을 다투고 있어서 그렇다. 미 경기 부양책 기대나 국내 경기 지표가 좋아지는 움직임이 상방 요인, 코로나 재확산 등과 단기 급등 경계감은 하락 요인이다. 증시에서는 낙관적 기대가 지배적이었으나 이것이 선반영되어 있어서 그 기대가 바뀌면 변동성은 높아 질 수 밖에 없다. 주가 향방은 가늠하기 어려우나 변동성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관련 중국은 발행을 1년 안으로 실행 할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이 위안화 국제화 과정의 실험국이 될 가능성 크다 대비책 있나.
△디지털 위안화를 전면 도입하기까지는 중국도 신중하게 나올 듯.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전면 도입에는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일 것이다. 미국 경우 빨리 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한은도 CBDC 준비를 진행 중이다. 기술적 문제 발행시 프로세스 분석, 제도적 기반을 다지는 것까지 보고 있다. CBDC 운영시에 한은법 뿐 아니라 관련 법안 수정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위안화 디지털 통화를 발행하더라도 원화 신뢰도가 여전히 높고 국내에는 원화 기반의 지급결제 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 이를 감안하면 그런 우려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