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8살 초등학생을 유인해 살해한 후 시신을 유기한 이른바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범인인 20대 여성이 직접 보낸 옥중 편지가 공개됐다.
|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주범 김양의 옥중 편지(사진=MBC 그녀가 죽었다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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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MBC ‘그녀가 죽였다’ 측은 제작진 편지에 답한 9장 분량의 김양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김양은 “제가 제 서사를 갖게 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 과연 옳은가 하는 고민 탓에 답장이 늦어졌다”며 편지를 시작했다.
그는 “저는 성인이 되기 전에 이곳에 들어온지라 사회생활에 경험한 바가 없지만, 이곳 역시 사람이 모여 있고 규칙이 있으니 일종의 사회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언젠가 돌아가야 할 낯선 사회엔 더더욱 적응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으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젠 제가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집중하기로 했다”며 “제가 출소한 뒤 어떤 삶을 살게 될지는 아직 시기상조라 생각하지만 학업을 좀 더 이어간 뒤 이를 발판삼아 타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곳에서 하고 있는 여러 가지 공부들이 그 밑거름이 되어 주기를 기대하고 언젠가는 제가 작은 빛이 되어 그늘진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비춰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양은 “그 사람들이 후회할 만한 선택을 하지 않아도 괜찮도록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꿈꾸고 있다”고 덧붙였다.
| 8살 여자 초등생 살해 전 승강기 폐쇄회로(CC)TV에 찍힌 김양 모습(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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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은 2017년 3월 29일 낮 12시47분께 인천 연수구 동춘동의 한 공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인 A양(8)을 유인해 공원 인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했다.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양은 1심과 2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뒤 대법원에서 최종 징역 20년이 확정됐다.
소년법 제59조(사형 및 무기형의 완화)에는 만 18살 미만이면 최대 형량이 징역 15년이나 김양은 특례법에 따른 특정강력범죄여서 최대 징역 20년까지 적용했다.
당시 김양이 미성년자 법정 최고형인 징역 20년을 받았지만, 만기 복역 후 출소해도 30대라는 것이 밝혀지며 흉악 범죄를 저지른 미성년자의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김양이 수감생활 중 가석방 받지 않고 만기출소할 경우 2037년 출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