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호비’에 대만 시끌…“책임질 용의” vs “꼭두각시 안돼”

중국으로부터 대만 보호 명목으로 방위비 부담 시사해
대만 정부 호의적 입장, “금액 천문학적” 반대 의견도
중국 외교부 “미국 대선, 중국 구실로 삼는 것 반대해”
  • 등록 2024-07-17 오후 7:06:03

    수정 2024-07-17 오후 7:06:03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미국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만에 대해 방위비를 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대만과 중국이 동시에 반응했다. 중국은 미 정치 문제에 우리를 끌어들이지 말라고 반박했고 친미 성격의 대만 정부는 더 많은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AFP)


지난 13일(현지시간)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미 대선에서 우세를 점하게 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일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해 “대만이 방어를 위해서는 우리에게 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만의 방위비 부담 요구를 시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보험회사와 다를 바 없다”며 “그들은 우리 반도체 사업의 약 100%를 가져갔는데 우리에게 아무 것도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통일 압박을 받는 대만은 미국·일본 등의 지원을 등에 업고 있다. 중국은 최근 대만에 무기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미국 군사 기업을 제재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 집권하게 되면 대만도 방위비를 내야 할 수도 있음을 압박한 것이다.

트럼프측의 입장에 대만 정부는 비교적 빠르게 응답했다. 17일 대만 중앙통신사(CNA)에 따르면 줘룽타이 대만 행정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대만은 대만을 수호하고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더 많은 책임을 질 용의가 있다”며 방위비를 부담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대만의 행정원장은 우리나라의 총리와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는 직책이다. 줘룽타이는 “대만과 미국의 관계는 최근 몇년간 매우 굳건하다”며 “대만해협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모두의 공동 책임이자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또 “대만 정부는 대만 안보 문제와 대만의 국제적 참여에 대해 자주 발언해준 미국에 매우 감사하고 있다”며 “대만도 국방예산을 꾸준히 강화하고 의무복무 기간을 재개하면서 사회적 회복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만은 독립·반중 성향의 민주진보당이 집권하고 있다. 5월 20일에는 민진당 소속의 라이칭더 신임 총통이 취임하면서 3번 연속 정권을 잡게 됐다. 대만이 미국에 방위비를 부담하게 되면 양국 관계는 더 밀접해질 뿐 아니라 중국 압박을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대만 군인들이 지난 15일 타이베이의 장제스 기념관 앞에서 경비 교대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AFP)


다만 대만 내에서도 미국의 방위비 부담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제기됐다. 대만 매체 중스신원망에 따르면 장옌팅 전 대만 공군 부사령관은 “이 발언은 좋지 않다. 대만은 미국의 꼭두각시가 되지 말아야 한다”며 “보호비(방위비)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될텐데 대만은 중하층민과 젊은이들을 위해 자원을 할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의 입법위원(국회의원) 출신인 궈정량은 이날 중톈신원과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가치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실질 국익에 초점을 맞추는 사람으로 이른바 ‘보호비’는 대만에 국방 예산 증액을 요구하는 것일 수 있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중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미국 내 정치 상황에 중국과 대만 문제를 이슈로 삼지 말라는 것이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 방위비 부담과 관련해 “다시 한번 말하지만 중국은 줄곧 미국 대선이 중국을 구실로 삼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통령 후보로 지목한 J.D. 밴스 상원의원이 중국을 ‘미국 최대의 위협’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도 “우리는 미국 대선이 중국을 구실로 삼는 것에 반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53세' 이영애, 놀라운 미모
  • 한동훈 시축
  • 민경장군 여기에?
  • 시구여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