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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부장은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독일 체류 당시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로부터 이 같은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박 전 전무는 2013년경부터 정씨의 승마 관련 업무를 맡아주며 최씨 가족과 친분을 쌓아온 인물이다.
노 전 부장은 “최씨가 ‘정유라 혼자 지원받으면 나중에 탈이 날 수 있어서 나머지 선수를 끼워넣은 것이다. 삼성 돈을 먹으면 탈이 날리 없다. 그만큼 삼성은 치밀하다’고 말했다는 걸 박 전 전무에게 들었다”고 말했다. 또 노 전 부장은 최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언니, 동생하는 사이”라고 친분을 과시했다고 전했다.
“박원오, 이재용과 사제지간이라 말해”
그는 박 전 전무로부터 삼성의 승마지원 경위에 대해선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노 전 부장은 “당시 삼성의 거액 지원으로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사담을 나눴다”며 “제가 ‘삼성이 어떻게 큰 결심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더니 박 전 전무가 ‘이재용(삼성전자 부회장)도 말을 탔다. 어릴 때 내가 말을 가르친 사제지간이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최씨가 2015년 8월 26일 삼성과 코어스포츠 간 용역계약 현장에 나타나지 않은 상황과 관련해선 “최씨는 ‘삼성 사람들 만나면 큰일 난다’고 했다”면서도 구체적 내막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코어스포츠는 삼성과 승마유망주 관련 수백억원의 용역 계약을 체결한 회사로 최씨가 실소유한 독일 유령회사였다.
그는 최씨가 삼성의 승마지원을 숨기려 했던 정황도 공개했다. 2015년 9월 독일 예거호프 승마장에서 머물 당시 대회 참석한 한국 승마 관계자들을 만났을 당시 최씨에게서 “유라가 집 밖에 나오지 않게 하고 말도 마구간 밖으로 내놓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은 “삼성과의 계약이 정상적이었다면 더 홍보했어야 하는데, 이와 반대로 더 숨기고 전전긍긍했다”고 지적했다.
노승일, 崔 자필기재 메모 제출..檢 “코어 실소유주 가릴 핵심 증거”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사무실 설립 과정 모두 최씨가 주도한 것을 입증할 수 있는 핵심 증거”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원본을 받은 후 정식으로 법정에 제출할 경우 증거 채택 여부를 다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국정농단 수사의 키맨 역할을 한 노 전 부장이 증인석에 섰지만 최씨와는 만나지 못했다. 최씨가 이날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불출석한 데 따른 것이다. 그는 법원에 제출한 불출석 사유서를 통해 “어지럼증으로 넘어져 온몸에 타박상을 입었다”며 “꼬리뼈 통증이 심해 참석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12일부터 주 4회 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매주 월요일·화요일에는 삼성 뇌물 사건, 매주 목요일·금요일에는 SK 뇌물요구 사건 등을 심리한다. SK 사건의 경우 재판부가 중요 증인에 대한 신문을 우선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힌 만큼 SK그룹 전현직 최고 경영진이 줄줄이 증인대에 서게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