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일본의 장기침체는 다양한 문제가 누적되어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1985년 플라자합의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무역적자에 허덕이던 미국은 일본·독일·영국·프랑스의 재무장관을 뉴욕의 플라자호텔에 모아놓고 엔화와 마르크화의 가치 상승을 유도하기로 합의했다. 합의 3년 만에 엔화가치는 46.3%나 절상됐다. 이때부터 일본 수출경쟁력은 하락하고, 경제가 침체됐다.
결국 일본은 금리를 5%에서 3%로 인하하며 경기부양에 나섰지만 결국 자산인플레로 이어졌다. 이에 일본은 또다시 금리를 인상했고, 이번에는 버블이 붕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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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991년 버블붕괴이후 정책당국의 소극적인 정책대응이 초기 경기회복의 기회를 무산시켰다”면서 “일본경제 침체가 지속되면서 1990년대 중반 이후 디플레이션이 이미 진행됐지만 통화당국은 디플레이션 가능성 및 위험을 조기에 인식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GDP디플레이터 기준으로는 1993~1994년부터 일본은 디플레이션이 이미 발생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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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금처럼 물가상승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을 디플레이션 대신 ‘디스플레이션’이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유가영향으로 0%대 낮은 물가 수준을 나타내고 있지만 신선식품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2%대로 디플레이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저물가 상태가 지속되다보니 경제활력이 떨어진 것은 우려해야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