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돌연 사퇴‥의문투성이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가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 곳인지, 밥만 축내고 있는 곳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며 “저 자신부터 반성하고 뉘우친다는 차원에서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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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최고위원이 대표적인 경제활성화 법안으로 언급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안 역시 정치적 직(職)을 걸기에는 다소 뜬금없다는 지적이 많다.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는 취지의 이 법안은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강조한 31개 경제민생 법안 중 하나로, 여당 내에는 큰 이견이 없다. 김 최고위원의 ‘결단’이 뚜렷하게 설명이 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야당에서는 의료영리화를 이유로 이 법안을 반대하고 있어, 여야 합의로 “‘쿨’하게 통과”시킬 수 있는 법안도 아니다.
이렇듯 김 최고위원의 사퇴가 갖가지 의문을 남기면서 정치권에서는 여러 해석들이 나온다. 김 최고위원이 이번 사퇴를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내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는 것이다. 한 당직자는 “그간 최고위에서 당 대표만 조명을 받으면서 이대로 있다간 묻힌다는 위기감이 드러난 것이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김 최고위원은 40대라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미 두차례 경남지사를 지내고 이명박정부 시절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던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여권 내에서는 이미 잠룡 중 하나로 분류되고 있다.
‘김무성 흔들기’ 일각 관측도
김 최고위원의 사퇴가 어떤 이유로 이뤄졌든 김무성호는 타격을 받은 모습이다. 세월호 정국이 끝나고 국감도 끝나면서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펴야하는 시점에 최고위원직 한 석이 비게 됐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당규에 따르면 잔여임기가 1년 이상인 최고위원직이 궐위될 경우 60일 이내에 임시전당대회를 개최해 새로운 최고위원을 선출해야 한다. 이 자리를 친박(親朴·친박근혜)계가 차지하면서 김 대표의 지도부 체제에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최고위원이 왜 사퇴했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설득해서 (사퇴의사를) 철회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김 최고위원은 주변에 ‘최고위원직 사퇴는 번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