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달러화 가치가 재앙 수준으로 폭등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킹달러’를 넘어서는 ‘갓달러’ 후폭풍에 ‘에브리싱 셀오프’(투매) 대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일각에서 금융위기 공포감이 나올 정도다.
| (그래픽=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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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 등에 따르면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장중 114.686까지 치솟았다. 2002년 5월 이후 20년여 만의 최고치다. 장중 줄곧 114 위에서 움직였다. 이런 속도로 120에 근접할 경우 2002년을 넘어 사상 최고치로 폭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갓달러 충격은 주요국 통화부터 덮치고 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1파운드당 1.0382달러까지 하락했다(파운드화 약세·달러화 강세). 역대 최저다. 마거릿 대처 전 총리 시절인 1985년 당시보다 파운드화 가치가 더 낮아졌다. 올해 낙폭은 20% 이상으로 주요국 중 가장 크다. 이에 런던채권시장에서 영국 국채(길트채) 2년물 금리는 이날 61.65bp(1bp=0.01%포인트) 폭등한(채권가격 폭락) 4.5271%를 기록했다. 준 기축통화 국가로 여겨지는 영국의 국채를 ‘묻지마’ 투매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월가에서는 달러화가 제어 불가능한 속도로 치솟자 침체(recession)를 넘어 위기(crisis) 공포가 급격히 높아지는 기류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연중 최저치로 폭락 마감했다.
아시아 시장은 다소 진정했다. 달러 강세가 숨고르기에 들어가며 27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9.8원 내린 1421.5원에 마감했다. 하지만 장중엔 1430원을 재차 넘어서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위안화도 개장 전 달러당 7.17위안대를 웃돌다가 개장 후엔 달러당 7.15위안대로, 145엔대까지 치솟았던 엔·달러 환율도 144엔대에서 거래되며 소폭 안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