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의 경영권 승계 목적을 숨기고 사업상 필요성을 내세운 점을 ‘부정한 수단’으로 규정하며 1심 무죄 판결을 뒤집기 위한 반격에 나섰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삼성 부당 합병 혐의 관련 2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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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백강진) 심리로 열린 이재용 회장 등의 항소심에서 검찰은 “이 회장의 승계가 주된 목적이었음에도 이를 숨기고 사업상 필요성이 목적인 것처럼 가장한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승계 목적과 사업적 목적이 모두 있다면 부정성이 없어지는가”라고 질문하자 검찰은 “사업적 목적이 전혀 없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피고인들이 실제로 의도한 주된 목적과 동기는 이재용 회장 승계”라고 답했다.
검찰은 또 2015년 삼성물산(028260)-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안진회계법인이 합병비율 검토보고서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안진회계법인 담당자는 “제대로 된 평가가 하나도 없었다”고 진술했다.
합병 당시 피고인들이 주장한 시너지 효과도 허위라고 검찰은 지적했다. 예상매출 60조원은 양사의 중장기 매출계획을 단순 합산한 것에 불과하며, 실제 시너지에 대한 구체적 검토는 없었다는 것이다. 검찰은 국제중재판정부도 이 사건의 시너지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특히 미래전략실(미전실)이 삼성그룹의 최고 권력기관으로서 합병을 주도했다고 강조했다. 미전실이 계열사 인사와 인센티브까지 영향을 미쳤으며, 각 계열사에서 미전실의 의견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다른 결정을 할 수 없는 수직적 관계였다는 것이다.
한편, 이재용 회장 등은 삼성물산-제일모직 불공정 합병을 통한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으로 기소됐으나 지난 2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 서울법원종합청사 (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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