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로 수요자들의 주택 구매 심리가 위축된 분위기지만 전략적으로 소비에 나서는 ‘체리슈머’ 공략이 분양 성적을 좌우하는 분위기다.
|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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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부동산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라고 여겨지는 단지들이 불황형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서 발표한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는 전략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체리슈머’를 올해 소비 트렌드 중 하나로 꼽았다. 체리피커(Cherry Picker)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인 ‘체리슈머’는 한정된 자원에 전략적인 지출을 추구하는 실속지향 소비자를 일컫는다.
최근 분양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단지가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낸 것도 이 때문이다. 우미건설과 대우건설이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에 공급한 ‘에코델타시티 푸르지오 린’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로 1순위 청약 접수에서만 총 6947명이 몰렸다.
서울 시내 3억원 대 아파트로 불리며 관심이 쏠렸던 ‘고덕강일3단지’ 역시 지난달 27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특별공급에서 총 1만3262명이 몰려 33.2대 1의 경쟁률을, 일반공급에서 4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 공급, 특히 청년특별공급에서는 75가구 모집에 8871명이 몰려 118대 1의 세자릿수 경쟁률까지 나왔다. 초기 자금이 부족한 청년층에게 저렴한 가격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내 집 마련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좋은 대안이었던 셈이다.
앞서 2월에도 경기 성남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 무순위 청약에서 11가구에 9331명이 몰려 평균 84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은 지난해 하반기 입주를 시작했으나 11가구의 계약취소분이 생겨 4년전 분양가 그대로 재분양 했다. 이 중 전용 59㎡타입 분양가는 최고 4억 7000만원대로, 같은 단지 동일 면적 분양권이 지난 2월 6억 8000만원에 실거래 된 것과 비교해 약 2억원 이상 저렴하다.
|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한강 이남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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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불황기 소비와 관련된 체리슈머 트렌드는 지금 부동산 시장에서도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며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현 주택 시장에서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는 실속지향 수요자들을 이끄는 중요한 요소”라고 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수요자 공략에 나선 단지들도 추가로 나오고 있다. 5년 의무임대 기간을 마치고 이달 분양예정인 ‘북천안자이 포레스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666만원에 책정됐다. 지난해 천안 아파트 평균 분양가(1304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DL이앤씨는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서 공급하는 ‘e편한세상 동탄 파크아너스’의 1순위 청약 접수를 14일에 한다. 1차분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527만원이며 전용 99㎡기준 5억6000만원~5억9000만원 선으로 책정됐다. 이는 지난해 동탄2신도시에서 공급됐던 단지들의 분양가 대비 3000~5000만원 가량 낮은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