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정신’ 내세운 文대통령, 보편성 확보에 방점

'부채감' 벗어내고 "오월정신은 모두의 것"
"오월정신은 미래세대가 용기의 원천으로 끊임없이 재발견해야"
  • 등록 2020-05-18 오후 4:32:39

    수정 2020-05-18 오후 9:45:11

문재인 대통령이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인 18일 광주 북구 5·18 민주묘지 제2묘역에서 고(故) 이연 씨 묘를 찾아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사는 5·18정신을 ‘오월 정신’으로 규정하면서 보편성을 얻는 데 주력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오월정신’이라는 단어를 10회나 활용하면서 5·18을 직접 겪지 못한 세대가 이어나가야 할 민주주의적 가치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광주광역시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오월 정신은 누구의 것도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라며 “오월 정신은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에 깃들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17년 취임 직후 광주를 방문해 “광주의 진실은 저에게 외면할 수 없는 분노였고, 아픔을 함께 나누지 못했다는 크나큰 부채감”이라면서 “그 부채감이 민주화 운동에 나설 용기를 주었다”고 자기 반성에 나선 것과 대별되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오월 정신’은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희망이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며 만들어진 것”이라며 “가족을 사랑하고, 이웃을 걱정하는 마음이 모여 정의로운 정신이 됐다. 광주시민들의 서로를 격려하는 마음과 나눔이, 계엄군의 압도적 무력에 맞설 수 있었던 힘이었다”고 보편성을 부여했다.

이는 그간 문 대통령이 추진해온 ‘5·18 민주이념의 헌법 전문 수록’과도 궤를 같이 한다. 더이상 5·18 이념이 정쟁의 대상이나 역사적 부채감이 아닌, 현세대와 미래 세대가 함께 공유해야할 보편적 가치임을 강조한 것이어서다.

문 대통령은 “‘오월 정신’은 더 널리 공감되어야 하고 세대와 세대를 이어 거듭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라며 “‘오월 정신’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과 미래를 열어가는 청년들에게 용기의 원천으로 끊임없이 재발견될 때 비로소 살아있는 정신”이라고 말했다.

개헌과 관련해서도 “헌법 전문에 ‘5·18민주화운동’을 새기는 것은 5·18을 누구도 훼손하거나 부정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로 자리매김하는 일”이라며 “언젠가 개헌이 이루어진다면 그 뜻을 살려가기를 희망한다”라고 여전한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진실이 하나씩 세상에 드러날수록 마음속 응어리가 하나씩 풀리고, 우리는 그만큼 더 용서와 화해의 길로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 진상규명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활동을 시작한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를 향해 “남겨진 진실을 낱낱이 밝힐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지원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왜곡과 폄훼는 더이상 설 길이 없어질 것”이라며 “발포 명령자 규명과 계엄군이 자행한 민간인 학살, 헬기 사격의 진실과 은폐·조작 의혹과 같은 국가폭력의 진상은 반드시 밝혀내야 할 것들”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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