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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9.2% 하락했다. 이달 초 5만8000원대였으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연일 팔아치우면서 이제는 ‘5만전자’마저 위협받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대를 돌파하자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연일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정리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더 강한 긴축 의지를 밝힌 것도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저가 매수에 공격적으로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은 이번주 들어 매수세가 주춤해졌다.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자 2거래일째 ‘팔자’를 이어갔다. 이날 개인투자자들은 200억원어치를 포함해 이틀째 총 48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달 13일과 19일 각각 2596억원, 47억원을 순매도한 것을 제외하고 매일 빠짐없이 삼성전자를 사모았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 삼성전자가 5만원3000원까지 밀리면서 이러다 4만전자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에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갈수록 영업이익 추정치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현대차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보다 10.6% 감소한 11조4000억원으로, IBK투자증권은 17.6% 줄어든 11조6240억원으로 하향조정했다. 하나증권과 DB금융투자도 각각 11조5000억원, 11조3000억원으로 추정하며 부진할 것으로 추정했다.
메모리 반도체의 다운사이클 진입으로 반도체 부문 실적이 급감한 영향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TV와 컴퓨터 등 세트(완성품) 판매가 감소하고, 이로 인해 메모리 수요가 줄면서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평균 판매단가 하락폭이 예상치를 상회하고, 비트 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도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3분기 반도체 부문은 예상보다 크게 부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요가 부진해 가격하락에도 고객들이 반응하지 않고 있다는 점, 서버에서 모바일로 수요 부진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쌀 때 저가매수에 집중하기보다 방어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주섭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고 있고 IT 수요 감소, 재고 증가, 이익추정치 하향 지속으로 삼성전자의 주가의 추세적 상승 전환은 어려워 보인다”면서 “FOMC 쇼크와 실적 악화 전망이 겹치면서 단기간에 금융시장 안정되기 힘들 것을 보이는 만큼 방어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