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표준화 단체인 ‘3GPP’의 국제 표준화 논의에서 자사가 더 많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자랑할 뿐 아니라, 앞다퉈 세계 최초로 5G를 구현(시연·망 구축)했다고 홍보하고 있다.
5G 국제표준화는 2019년이 돼야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SK텔레콤과 KT 간 경쟁이 지나쳐 혼란만 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SK텔레콤(대표이사 사장 박정호)은 21일 새벽 에릭슨, 퀄컴과 함께 스웨덴 스톡홀름 에릭슨 본사에서 3GPP의 5G 국제 표준 기반으로 데이터 통신 시연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새벽 3GPP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총회를 열고 NSA(Non-Standalone) 기반 5G 주요 표준을 승인했는데, 이에 기반해 시연에 성공한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 8일 3GPP 회원사들에게 먼저 공개된 표준에 기반해 기술 개발을 해왔으며, 표준 확정과 동시에 기지국, 단말 등을 빠르게 업그레이드해 가장 먼저 시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KT가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구축한 5G 시범망은 ‘평창규격’에 기반했을 뿐 국제표준과 맞지 않아 올림픽 이후 상당 부분을 걷어내거나 업그레이드해야 할 것이란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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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KT(회장 황창규)는 평창동계올림픽 대회 통신망사업자로서 △인천공항/판교/광화문 △강남대로 △평창 △강릉 △보광/진부에 5G 시범서비스를 위한 통신망을 구축한 일이 5G 국제표준화를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KT는 이번에 3GPP가 승인한 NSA(Non-Standalone)기반 5G표준 역시, 표준 제정 시기가 앞당겨진 일이나 내용 측면에서 KT의 공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5G NSA에는 KT가 그간 삼성, 퀄컴, 노키아, 에릭슨 등과 협력해 ‘평창 5G SIG’ 규격을 제정하고 테스트를 진행한 KT의 5G 노하우가 반영됐다”고 강조했다.
KT는 SK텔레콤이 자사보다 한 수 아래라는 입장이다. 5G 공통규격, 칩셋, 시스템, 서비스를 확보한 국내 유일의 사업자는 KT뿐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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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와 관련 SK텔레콤은 ‘국제표준 기반 상용화’에, KT는 ‘평창 시범서비스 성공을 통한 국제표준 주도’에 무게를 두는 상황이나,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양사는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의 중재에도 올림픽통신망 관로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확정되지도 않은 5G 표준을 두고 서로 기술 우위를 입씨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5G의 킬러 서비스로 자율주행차나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이 언급되나 실제로 어떤 서비스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지, 사업모델은 어떻게 될지 예측이 힘든 상황”이라면서 “5G 주도권 확보라는 이유로 양사가 지나친 감정 다툼을 벌이는 것은 국익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