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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혁신위가 자체 설정한 ‘국가청사진 제시’라는 역할부터 근본적 의문이 든다. 한국당의 혁신은 1기 활동으로 마침표를 찍은 것인가. 그래서 지난 대선에서 대패하고 오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야당의 혁신위가 당의 혁신 아닌 국가 정책의 혁신을 모색한다는 것인가.
한국당 한 관계자의 말처럼 “바깥에선 당 혁신 수준에 만족하지 않는데, 당에서는 끝났다고 보는 것”이라면 오만이 아닐까 한다. 청와대의 연이은 헛발질로 최근 지지율이 조금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여당의 반토막도 안 되는 정당 지지율을 떠올리면 심한 말도 아니다.
정책과제를 확정하기 전, 김용태 위원장을 비롯한 혁신위원들의 공개발언은 정부 비난 혹은 색깔론으로 점철됐다. “최저임금 만원 공약을 지키면 그날 우리나라 경제는 망한다”(이병태 카이스트 교수) “전교조의 그릇된 대북관, 통일관에 몰입돼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평창올림픽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에 반대하는) 2030세대는 균형 잡히고 정의감, 공정성 높은 세대”(김종석 의원) 등 내외부에서 ‘오고초려’했다는 혁신위원들의 발언이 ‘구보수’와 무엇이 다른지, 어떤 점에서 ‘신보수’인지 알 수가 없다. 이들이 잇따른 ‘막말’ 논란을 일으키는 홍준표 대표와 인식 차이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정책은 정책위에 맡겨두고, 한국당 2기 혁신위는 1기 혁신위가 못다 이룬 당 자체의 체질 및 조직, 이미지 혁신에 더 치중해야 한다. 아직까지 국민들이 한국당을 바라보는 시선은 바깥날씨만큼이나 매섭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