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주 이유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0%대’ 박스권에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들이 속속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의 ‘책사’로 불리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은 이 후보에 대한 선대위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구했다.
|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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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전 원장은 17일 지난해 총선 이후 처음으로 국회를 방문했다. 그는 비례·영입인사 의원모임 주최 비공개 간담회에 참석해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의 문제점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그가 꼽은 가장 큰 문제는 선대위의 위기의식 부재다. 양 전 원장은 “대선을 코앞에 두고 위기감이나 승리에 대한 절박함이나 절실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후보만 죽어라 뛰고, 책임있는 자리를 맡은 분들이 벌써 마음속으로 다음 대선이나 대표·원내대표를 계산에 두고 일하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고 탄식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재 선대위는 희한한 구조이고 처음 보는 체계”라며 “취지와 고충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권한과 책임이 다 모호하고, 명확한 의사결정 구조를 못 갖춘 매우 비효율적 체계”라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대선 승리를 위해선 확실한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것이 양 전 원장이 제시한 해법이다. 그는 “지금처럼 후보 개인기로만 가는 것은 한계가 있고, 후보 핵심 측근들과 선대위 핵심 멤버들이 악역을 자처하고 심지어 몇 명은 정치를 그만둘 각오까지 하고 후보 중심으로 중심을 잡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지 않으면 승리가 어렵다”며 “과거 한나라당이 천막당사 하던 마음으로 후보가 당내 비상사태라도 선포해야 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양 전 원장은 자신이 직접 선대위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번 대선 이후엔 문재인 대통령 퇴임에 맞춰 정치에서 퇴장할 계획“이라며 “선대위에서 (참여해 달라는) 여러 요청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용광로 선대위가 이미 가동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내가 나서야 하는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밖에서 충분히 조언하거나 자문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 후보와) 자주 연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문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 ‘사람이 먼저다’를 만든 정철 정철카피 대표도 메시지 총괄 역할로 이 후보 캠프에 합류한 바 있다. 그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내 인생 마지막 ‘공익 근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