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자동차 화재 사고 이후 주춤했던 BMW코리아가 수입차 브랜드 부동의 1위 메르세데스-벤츠의 뒤를 바짝 추격하며 판매량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딜러사들의 수익률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BMW코리아의 판매량은 5만8393대로 전년 동기(4만4191대) 대비 32.1% 증가했다. 이는 BMW 일부 모델에서 연이은 화재가 발생한 사건이 공론화되기 직전 해인 2017년(5만9624대) 이후 최대 판매치다.
BMW는 화재 사건과 관련해 집단소송이 연이어 제기되는 등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지속적으로 판매량이 빠지면서 경쟁사인 벤츠와의 차이가 더 벌어진 바 있다. 절치부심한 BMW는 지난해 대표모델인 5시리즈와 6시리즈 그란투리스모(GT),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X3와 X4 등 신차 모델을 대거 출격하며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업체별로 보면 최대 딜러사인 코오롱글로벌의 지난해 자동차 판매 부문 매출액은 1조47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45억원으로 31.1% 감소했다. 이어 같은 기간 바바리안 모터스의 매출액은 7214억원으로 29.1%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86억원으로 12.3% 감소했다. 한독모터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9702억원과 311억원으로 각각 32.6%, 0.6% 증가했다. 한독 모터스의 경우 코오롱글로벌과 바바리안 모터스와 달리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늘어난 매출 대비 상승폭이 미비해 기대에 못미친다는 분석이다.
BMW코리아의 판매량 상승에도 불구하고 딜러사들의 영업이익이 나아지지 않은 이유에는 신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생긴 딜러사 간 과열 경쟁 탓이라는 평가다. 실제 자동차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BMW의 대표모델인 5시리즈의 경우 11~14%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경쟁 모델인 벤츠의 E-클래스가 5~8% 할인에 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수입차 유통의 경우 브랜드 본사에서 차를 들여와 딜러사에 배정하는 만큼 딜러사들은 판매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 할인 경쟁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며 “BMW코리아가 위기를 딛고 재도약하고 있는 상황에서 판매량 확보를 위해 딜러사들 간 경쟁이 더 치열해졌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