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이냐 진정이냐’ 갈림길
메르스 사태의 최대 고비는 메르스가 보건당국의 통제를 벗어나 병원밖으로 빠져나가느냐다. 8일 추가로 확인된 23명 환자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에서 17명의 추가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 이로써 14번째 확진자로부터 3차 감염된 환자는 35번 삼성서울병원 의사를 포함 총 34명으로 늘었다. 16번 확진자로부터 감염된 환자도 대전지역으로 확산, 14명을 감염시켰다. 아직까지는 병원내 감염이지만 이들이 장거리를 이동하면서 병원밖에서 메르스 바이러스를 유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4번 환자의 확진 일자는 지난달 29일이다. 메르스 잠복기가 최대 14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오는 12일까지 대량의 3차 감염이 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달 27~31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입원환자 중 다수의 양성반응이 나오고 있다”면서 “메르스 잠복기 기간을 고려하면 3차 감염 환자는 추가로 나올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감염 가능성 낮다던 10대서도 확진자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현재 건국대병원, 강동 경희대병원에 역학조사관들이 나가서 방역체계를 구축하고, 메르스 의심자들을 격리한 상황”이라며 “다만 병원을 여러차례 옮긴 것은 본인의 의지에 따른 것이지, 각 병원에서 환자를 메르스로 거부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또한 메르스 확진 환자 중 첫 10대 환자(남·16세)가 나왔다. 그동안 보건당국은 10대 등 어린 연령대에서는 메르스에 전염될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해왔다. 보건당국은 환자와 접촉한 학생들이나 가족 등의 추가 감염을 의심하고 있다.
휴업학교 2000곳 넘어서···교육과정 파행 우려
메르스 여파로 휴업하는 유치원·학교가 전국적으로 2000곳을 넘어서면서 교육과정 파행이 우려되고 있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휴업기간은 연간 의무 수입일수(190일)의 ‘10분의 1’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능하다. 최장 19일간 휴업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만약 이 기간을 넘게 되면 보충수업을 위해 방학을 줄일 수밖에 없게 된다.
이 때문에 학교 관계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지난주부터 휴업에 들어간 서울 A초등학교 교장은 “우리 학교의 경우 정해진 수입일수가 194일”이라며 “휴업에 따라 결손이 발생한 수업일수를 194일에 맞춰 보충할 계획이지만 그럴 경우 방학기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다음 주에도 메르스 사태가 진정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 김모씨는 “휴업으로 인해 여름방학이 축소되면 아이들은 불볕더위 속에서 공부를 해야 한다”며 “냉방을 원하는 만큼 못하는 학교가 많기 때문에 교육청이 나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