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2017년은 창업 2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20살의 청년 미래에셋은 건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주저 없이 미래를 위해 도전할 것입니다.”
박현주(사진) 미래에셋 회장은 지난 1997년 자본금 100억원의 벤처캐피털 회사로 시작해 불과 20년 만에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을 거느린 국내 대표 독립계 금융그룹의 오너로 맹활약하고 있다. 당분간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다시 나오기 어려운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지난해 대우증권을 성공적으로 인수·합병(M&A)하면서 명실상부한 금투업계 최대 거물로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각인시킨 만큼 잠시 쉬어갈 법도 하지만 박 회장의 열정과 도전정신에는 끝이 없다. 타고난 승부사 기질과 두둑한 배짱을 바탕으로 약관(弱冠)을 맞은 미래에셋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또 다른 준비에 한창이다.
박 회장은 편지에서 “한국을 오고 싶은 나라가 되도록 환경과 관광 인프라에 관심을 두고 투자하겠다”며 “연 5000만명 관광객 시대를 상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남 여수 앞바다에 떠 있는 섬 경도에 아시아 최고 수준의 리조트를 짓겠다며 영국계 투자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오는 2029년까지 1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래에셋은 앞선 2015년 서울 광화문에 최고급 호텔인 포시즌스호텔을 개장하는 등 이미 수년 전부터 관광·레저 분야에 대한 투자를 눈에 띄게 늘리고 있다.
그는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의 성장을 비롯해 해외 투자에 대한 생각도 피력했다. 박 회장은 “초대형 IB를 넘어 글로벌 IB들과 경쟁하기 위해 리스크를 적절히 측정하면서 앞으로 나아가겠다”며 “회사도 설립하고 M&A도 하고 미국이나 유럽에 트레이딩센터도 만들어 많은 인재가 미래에셋에서 꿈을 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세계 주요 국가에 IB 전문가를 배치하고 미국과 중국 유럽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주요 국가 주식을 직접 매매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차별화된 서비스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회장은 “운용사의 대체투자 인력을 각국에 파견해 더 안정적이고 창의성 있는 글로벌 펀드로 투자자들에게 다가가겠다”며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회사를 분사해 운용규모를 15조원에서 20조원으로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