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도 올레, 우도 올레…봄을 느끼며 올레길을 걷다

우도, 가파도로 떠나는 섬 봄나들이
아이부터 어른까지 즐기는 제주의 자연과 문화
  • 등록 2021-05-03 오후 6:30:29

    수정 2021-05-03 오후 6:30:29

제주 올레 10-1코스인 가파도 코스(사진=제주 올레)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녹음이 짙어지는 5월, 이전과 다른 봄나들이 풍경이지만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계절이다.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고민이 된다면 밀폐된 공간보다 탁 트인 야외로 떠나보자. 마을과 밭을 따라 쌓여진 검은 돌담, 에메랄드빛 푸른 바다,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크고 작은 오름들, 제주도 해안을 따라 걷는 425km 제주올레 길. 26개 코스로 다양한 코스만큼이나 아이부터 어른까지 온 가족이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즐길 수 있다.

제주 본섬에서 작은 섬으로 떠나는 소풍. 소가 드러누워 있는 모양이라고 하여 소섬으로 불리는 우도. 아침 일찍 섬으로 들어가 한 바퀴를 돌고 배를 타고 나오기 좋지만, 여유가 된다면 좀 더 느긋하게 하루 묵으면서 천천히 우도의 풍경을 곱씹어 봐도 좋을 코스다. 호밀과 보리, 땅콩 등이 자라는 밭길 돌담을 따라 걷다 보면 나지막이 지붕이 덮고 있는 아기자기한 섬마을의 소박한 매력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한국에서 가장 낮은 섬이자 아무리 느리게 걸어도 두 시간이면 섬 전체를 모두 돌아볼 수 있는 가파도. 4월에는 청보리를, 5월에는 누렇게 황금물결로 익어가는 보리밭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맛이 색다르다. 보리밭 산책로가 모두 포장이 되어 있어 어린아이를 태운 유모차도 쉽게 이동할 수 있다. 또 가파도에서 바라보는 마라도의 풍광이 가장 아름답다고 알려져 있으며 영주산을 제외한 한라산, 산방산, 송악산, 군산, 고근산, 단산 등 6개의 산을 볼 수 있다.

제주올레에는 아름다운 제주 풍경만큼이나 역사, 문화, 지질학적으로 가치가 있는 코스가 많다. 이론으로만 알고 있던 지식을 올레길 현장에서 더 생생하게 배울 수 있다. 화순~모슬포 올레 10코스는 진지동굴, 섯알오름, 알뜨르 비행장 등 근대사의 아픔을 느낄 수 있으며 무릉~용수 올레 12코스는 평탄한 농로로 시작하여 녹남봉, 수월봉, 당산봉을 지나는데 수월봉 아래 바다 쪽으로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엉알’이라 부르는데 지질학적 가치가 높아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수월봉 화산이 분출할 때 뿜어져 나온 화산분출물이 쌓인 화산재 지층이 겹겹이 쌓인 무늬가 신비로울 정도로 아름답다.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먹거리, 즐길거리. 제주올레 길은 동문시장, 서문시장, 서귀포매일올레시장 등 대표적인 상설 시장을 지난다. 닷새에 한 번씩 서는 향토오일장의 볼거리도 많다. 신선한 해산물부터 제철 나물, 이제는 보기 힘든 각종 농기구를 제작하여 판매하는 대장간과 손으로 직접 만든 감귤 바구니와 망태기 등 특색 있는 장터를 구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제철 식재료로 만든 제주 음식을 맛보는 식도락 여행도 걷기 여행의 필수 코스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는 자리돔을 꼭 맛봐야 한다. 제주올레 6코스가 지나는 보목포구와 제주올레 11코스가 시작되는 모슬포는 각각 자리물회와 자리돔구이로 유명한 지역이다.

올레꾼들을 위해 준비한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제주올레는 사회적기업 퐁낭과 ‘가파도 올레’, ‘우도 올레’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인원 및 가격, 세부 프로그램 등 상세 정보는 제주올레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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