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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녹음이 짙어지는 5월, 이전과 다른 봄나들이 풍경이지만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계절이다.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고민이 된다면 밀폐된 공간보다 탁 트인 야외로 떠나보자. 마을과 밭을 따라 쌓여진 검은 돌담, 에메랄드빛 푸른 바다,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크고 작은 오름들, 제주도 해안을 따라 걷는 425km 제주올레 길. 26개 코스로 다양한 코스만큼이나 아이부터 어른까지 온 가족이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즐길 수 있다.
제주 본섬에서 작은 섬으로 떠나는 소풍. 소가 드러누워 있는 모양이라고 하여 소섬으로 불리는 우도. 아침 일찍 섬으로 들어가 한 바퀴를 돌고 배를 타고 나오기 좋지만, 여유가 된다면 좀 더 느긋하게 하루 묵으면서 천천히 우도의 풍경을 곱씹어 봐도 좋을 코스다. 호밀과 보리, 땅콩 등이 자라는 밭길 돌담을 따라 걷다 보면 나지막이 지붕이 덮고 있는 아기자기한 섬마을의 소박한 매력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제주올레에는 아름다운 제주 풍경만큼이나 역사, 문화, 지질학적으로 가치가 있는 코스가 많다. 이론으로만 알고 있던 지식을 올레길 현장에서 더 생생하게 배울 수 있다. 화순~모슬포 올레 10코스는 진지동굴, 섯알오름, 알뜨르 비행장 등 근대사의 아픔을 느낄 수 있으며 무릉~용수 올레 12코스는 평탄한 농로로 시작하여 녹남봉, 수월봉, 당산봉을 지나는데 수월봉 아래 바다 쪽으로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엉알’이라 부르는데 지질학적 가치가 높아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수월봉 화산이 분출할 때 뿜어져 나온 화산분출물이 쌓인 화산재 지층이 겹겹이 쌓인 무늬가 신비로울 정도로 아름답다.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먹거리, 즐길거리. 제주올레 길은 동문시장, 서문시장, 서귀포매일올레시장 등 대표적인 상설 시장을 지난다. 닷새에 한 번씩 서는 향토오일장의 볼거리도 많다. 신선한 해산물부터 제철 나물, 이제는 보기 힘든 각종 농기구를 제작하여 판매하는 대장간과 손으로 직접 만든 감귤 바구니와 망태기 등 특색 있는 장터를 구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올레꾼들을 위해 준비한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제주올레는 사회적기업 퐁낭과 ‘가파도 올레’, ‘우도 올레’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인원 및 가격, 세부 프로그램 등 상세 정보는 제주올레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