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만에 정제마진 '1달러대'…3분기도 암울한 정유업계

9월5주 정제마진 1.5불, 3월2주 이후 29주만 1달러대
휘발유 마진개선 등 영향, 4~5달러까지 올라야 수익
코로나 재확산에 성수기 놓쳐, 휴가철 특수도 ‘패스’
3분기 흑자전망 나오지만 당초 예상보다 개선 힘들듯
  • 등록 2020-10-06 오후 4:08:03

    수정 2020-10-06 오후 4:08:03

SK이노베이션 울산컴플렉스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정유업계의 핵심 수익지표인 ‘정제마진’(석유제품에서 원유 및 수송비 등을 뺀 가격)이 약 7개월 만에 배럴당 1달러대 이상으로 진입하면서 정유사들의 하반기 실적 개선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29주간 마이너스(-) 정제마진 또는 배럴당 0.1~0.5달러 수준에 그쳤던 정제마진이 최근 휘발유 마진 개선 등으로 개선되는 모양새다. 3분기엔 흑자전환도 조심스레 예측돼고 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성수기 효과를 보지 못한 탓에 큰 폭의 이익 개선은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5주 기준 싱가포르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1.5달러를 기록하며 전주대비 1달러 올랐다.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지난 9월 2주 이후 3주 연속 플러스(+) 기록이다. 특히 정제마진이 배럴당 1달러 이상으로 안착한 것은 지난 3월 2주 이후 29주(약 7개월) 만이다. 그간 정제마진은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오다가 가끔 플러스로 전환, 배럴당 0.1~0.5달러 사이를 반복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배럴당 1달러 수준의 정제마진도 아직 정상단계라곤 볼 수 없지만 워낙 그동안의 정제마진이 최악이었던만큼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초근 정제마진의 오름세는 국제유가 급락에 따라 항공유를 제외한 전체 석유제품 크랙(Crack·원료 벙커C유와 석유제품 가격 차이)이 상승했다”며 “이에 따라 휘발유 마진 개선이 이뤄진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정제마진이 그간 ‘제로’(0)의 영역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다가 드디어 1달러대로 안착했지만 여전히 정유사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일반적으로 정유사들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 수준이다. 때문에 정제마진이 1달러대에 진입했더라도 정유사는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1달러대 정제마진은 당장 정유사들의 수익에 도움을 주진 않지만 정제마진의 상승세를 이어가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더불어 지난 4월 배럴당 최저 13달러선까지 내려갔던 국제유가(두바이 기준)도 이달 2일 기준 38달러까지 오르면서 정유사들의 재고평가손익도 일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증권가에서도 올 3분기 국내 정유사들의 흑자전환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439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SK이노베이션(096770)은 올 3분기엔 약 1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 1643억원의 손실을 냈던 에쓰오일도 약 2000억원의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2분기에 132억원 규모의 ‘깜짝흑자’를 냈던 현대오일뱅크와 1333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GS칼텍스 역시 약 1000억원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분명 상황은 올 상반기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정유사들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않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올 3분기 계절적 성수기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탓이다. 특히 부가가치가 높은 항공유의 경우 여전히 수요가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휘발유·경유 수요도 코로나19로 인해 제한되면서 휴가철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때문에 3분기 일부 흑자전환할 가능성은 있지만, 당초 정유사들이 기대할 만한 수준으로 이익이 개선되기엔 무리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올 3분기 증권가의 정유사 실적 전망치는 약 4000억~5000억원 규모로, 전년 동기 정유사들의 영업이익 총합이 1조원대 이상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큰 격차를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올라도 전반적인 석유제품 수요가 급감하면서 정작 가격을 연동해 인상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마진은 더 악화됐다”며 “정제마진이 올 4분기 들어서도 안정적인 오름세를 이어가지 못한다면 정유업계의 불황은 올해를 넘겨 내년 초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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