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시 인수 통해 韓상품 역직구 채널 확대
큐텐은 지난 10일 미국 나스닥 상장사 콘텍스트로직이 운영하는 이커머스 플랫폼 위시에 대한 포괄적 사업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인수 금액은 1억7300만 달러(한화 약 2300억원)이다.
위시는 201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기반으로 설립된 플랫폼으로 현재 전 세계 200여개국, 33개 언어로 서비스 중이다. 8000만개 이상의 상품을 판매·배송하고 있으며 매월 1000만명 이상의 고객들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구 대표의 위시 인수는 북미와 유럽을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큐텐은 현재 싱가포르, 한국,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 거점을 두고 아시아 중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위시 인수는 큐텐의 영향력을 북미와 유럽까지 확장하겠다는 포석이 깔려있다. 위시는 거래의 대부분이 미국과 유럽에서 발생하고 있다.
구 대표는 “이번 인수로 큐텐과 위시는 전 세계 제조, 유통사와 판매자 및 구매자들에게 진정으로 세계시장에서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는 포괄적 쇼핑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위시와 큐텐 그룹의 결합으로 선도적인 글로벌 디지털커머스 플랫폼이라는 목표 달성에 한층 더 다가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판매자, 제품의 해외 진출을 더욱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국내 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고자 한다”며 “큐텐 그룹의 궁극적 목표인 전 세계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해 글로벌 이커머스 생태계 확장을 주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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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대표의 이 같은 거침없는 행보에 국내 이커머스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1999년 인터파크 자회사로 지마켓을 설립한 구 대표는 2009년 이베이에 지분을 매각하며 성공 신화를 썼다. 2010년 싱가포르와 일본에 큐텐을 설립하며 이커머스 지형의 판도를 바꿔나가고 있다. 최근의 행보는 더 과감해졌다.
국내에선 추가적으로 큐텐의 11번가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도 거론되고 있다. 앞서 큐텐은 지난해 11번가 인수 협상에 나섰지만 결렬됐다. 이후 11번가가 다시 매물로 나오면서 구 대표의 결심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현재 네이버쇼핑(점유율 42.4%)과 쿠팡(15.9%) 중심인 국내 오픈마켓 시장에서 큐텐 계열사들의 점유율은 총 8.4%에 불과하다. 업계 3위 11번가(12.7%)를 품에 안게 되면 일약 2위로 도약, 네이버·쿠팡에 대항할 수 있는 위치로 올라서게 된다.
다만 실제 큐텐이 11번가 인수전에 참여할 지는 미지수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구 대표는 과거 지마켓을 매각한 후 싱가포르에 큐텐을 설립했을 때부터 세계시장을 겨냥했다”며 “위시 인수는 해외시장에 무게를 더 둔다는 구 대표의 의중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큐텐이 무리해서 11번가 인수에 참여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