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제보자X, 또 불출석 "한동훈 수사 먼저"…이동재 보석 호소

검언유착 이동재 前 채널A 기자 4차 공판 공전
지모씨 "한 검사에 답안지 제공하는 꼴" 증인 불출석
이동재 측 "언제 출석할지 모르는데 구속 부당"
그러면서 "증거인멸·도주 우려도 없다" 주장
  • 등록 2020-10-19 오후 4:26:20

    수정 2020-10-19 오후 4:54:33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검언유착 의혹’으로 구속기소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된 이른바 ‘제보자X’ 지모씨가 재차 불출석했다. 이 전 기자 측은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이같이 지씨의 증인 소환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을 함께 들어 재판부에 거듭 보석 허가를 요청했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는 19일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기자 등의 4차 공판을 열었지만, 이날 증인신문이 예정된 지씨 불출석으로 공전했다.

이 전 기자는 올해 초 자신이 검찰 고위 관계자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특정 여권 인사들의 비리 정보를 진술하라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지씨는 당시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이 전 대표의 대리인이었으며, 관련 내용을 전달해주는 과정에서 이같은 ‘검언유착 의혹’을 MBC에 제보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박 부장판사는 지난 6일 3차 공판에 지씨를 증인으로 소환했지만 불출석해 이날 재차 소환했지만 역시 불발된 것. 증인소환장은 ‘폐문부재’ 사유로 송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박 부장판사는 “검찰에 소재탐지를 명하겠다”며 증인신문을 일단 오는 11월 16일로 지정했다.

이와 관련 지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재판부에 전달한 불출석 사유서를 공개하면서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가 먼저 진행되면 법정에 나설 것이란 취지의 주장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지씨는 “한 검사의 수사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관련자들이 모두 재판에 나가 사건과 관련된 사실에 대한 증언을 일일이 실행한다면, 중요 혐의자인 한 검사에게 자신의 혐의에 대한 부인·왜곡 할 수 있는, 마치 시험을 앞둔 수험생에게 답안지를 먼저 제공하고 시험을 보게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부정 행위를 도와주는 꼴”이라며 “한 검사의 실질적인 수사가 이루어진 이후에나, 또는 최소한 중요 혐의자인 한 검사에 대한 법정 신문이 먼저 이루어진 이후에나 제가 법정에 나가서 증언을 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결론이 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이 전 기차 측이 지난 6일 신청한 보석과 관련한 심문이 함께 진행됐는데, 이 전 기자 측은 이같은 지씨의 증인 소환 불응 등을 지적하면서 이 전 기자의 보석을 허가해줄 것을 강조했다.

먼저 이 전 기자 측은 “강요죄의 경우 기소에 이른 경우에도 집행유예 혹은 단기실형을 선고받는 사례가 많다. 상대적으로 수감기간이 길어져 본 사안의 경중이나 구속 필요성을 봤을 때 석방 필요성이 있다”며 “핵심 증인인 이 전 대표의 증인신문이 이뤄진 현재로서는 증거인멸의 우려보다는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지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불출석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있다”며 “정당한 이유라고 보기 어렵고 언제 출석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 전 기자의 구속은 부당하다”고도 했다.

발언 기회를 얻은 이 전 기자 역시 “공익목적으로 취재를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오해가 발생한 점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도 회사 관계자들과 말을 맞추는 등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전 기자의 5차 공판은 오는 23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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