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의 봄`, 건설株보다 건자재株가 덕 봤다

주택경기 활성화에도 건설株는 큰 반등 없어
한샘 등 건자재株는 견조한 흐름
  • 등록 2015-07-09 오후 3:48:37

    수정 2015-07-09 오후 3:48:37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비수기인 7월에도 분양물량이 급증하는 등 건설 경기가 식을 줄을 모르고 있다. 하지만 수혜가 기대됐던 건설업종 주가는 부진하다. 오히려 그 주변부에 있는 건자재 업종 주가는 꾸준히 오름세를 타고 있다. 대표 건자재주인 한샘(009240) 시가총액은 이미 웬만한 건설사를 뛰어넘었다.

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대림산업(000210) 주가는 3.96% 하락한 7만6800원을 기록했다. 올들어서만 17.9% 상승했다. 대우건설(047040) 주가는 올해 초보다 2.9% 상승했고 GS건설(006360)현대건설(000720)은 오히려 각각 10.9%, 5.0% 하락했다.

지난해말부터 시작된 주택 건설분야의 훈풍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수준의 주가 흐름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7월 신규 분양 예정 아파트는 6만4223가구로 지난달보다 66.3%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 비수기로 분류되는 7월에도 분양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분양시장의 활기가 지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건설업종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해외 건설산업 수주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해외건설협회와 삼성증권 등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국내 건설사의 해외 신규 수주금액은 242억99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7%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신규 수주금액의 36.8%밖에 되지 않는 수치다.

윤석모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으로 중동지역 수주가 전년동기 대비 72.3% 하락하고, 플랜트 등 산업설비 부문의 수주도 하락한 상황이기 때문에 주요 건설사들의 수주 실적이 전년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며 “지난 2011~2012년 저가 수주했던 문제성 프로젝트 중 상당수가 지연돼 2~3분기 중 준공이 몰려 있어 마지막 준공단계에서 추가 충당손실의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건설주가 좀처럼 주택경기를 타지 못하고 있는 사이 건자재주는 탄탄한 흐름을 기록하고 있다. 대표 건자재주 한샘 주가는 올들어 135.8% 상승했고 현대리바트(079430)의 주가는 50.6% 올랐다. 동화기업(025900)이건산업(008250)도 각각 132.6%, 73.5% 상승하며 건설주와는 대비되는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한샘의 경우 9일 현재 시가총액 6조3542억원으로 현대건설(4조4542억원), 대림산업(2조7005억원), 대우건설(2조5187억원), GS건설(1조8318억원) 등 주요건설사의 시가총액을 이미 넘어섰다.

건자재주의 이러한 선방은 주택경기 호황과 함께 리모델링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어나면서 기업 간 거래(B2B) 시장과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이 동시에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입주량 증가와 리모델링 수요 증대로 부엌과 욕실 등 건자재 시장의 중장기적 환경은 분명히 우호적”이라며 “그 동안 1위 업체인 한샘이 이러한 수혜를 입었다면, 이제는 2위권 업체들에게 수혜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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