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폐쇄]현대오일뱅크·E1 등 일부 대기업도 영향

석유제품과 LPG 공급 급감할 듯..피해 크진 않아
지정학적 리스크 반복..대기업 투자 가능성 위축
  • 등록 2016-02-11 오후 5:21:54

    수정 2016-02-11 오후 6:19:19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개성공단 가동이 전면 중단되면서 산업계도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중소기업들이 직접적인 1차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개성공단에 에너지를 공급해온 일부 대기업들도 다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아산이 개성공단에서 운영중인 한누리 주유소는 현대중공업(009540)의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로부터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을 공급받고 있다. 물량은 월 40만ℓ 정도로 서울 시내 주유소 1곳의 평균 판매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지난 2013년에 5개월간 개성공단이 문 닫았을 당시는 시설 관리 등을 위해 석유제품이 조금이라도 공급됐었지만 이번은 더 심각해 보인다”고 말했다. 석유제품 공급이 완전히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개성공단에서 사용하는 LPG(액화석유가스)의 경우 LS그룹 계열 LPG 수입사 E1(017940) 등이 공급해왔다. E1 관계자는 “월 300t 정도를 공급하고 있다”며 “전체 연간 판매량 대비로는 0.2% 정도로 물량이 많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이나 철강업종의 경우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개성공단에 있는 화학업체들은 국내에서 원·부자재를 가져다가 최종 제품을 만드는 업체들”이라며 “석유화학업종이라기보다는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로 보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개성공단에 스테인리스로 그릇을 만드는 조그만 공장이 하나 있다”며 “대부분 소비재 위주로 철강업계에는 영향이 없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입주기업 중 OEM방식 등 다른 업체의 주문을 받아 생산하는 업체들도 있는 만큼 예상치 못한 제품 생산 차질 등의 악영향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기업들의 관련 투자 가능성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북한 측은 현대차(005380), 삼성전자(005930) 반도체사업 등 한국의 대기업들이 개성공단에 들어오기를 희망해왔다. 삼성 등은 대북사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같은 지정학적 리스크의 반복과 개성공단 가동 중단은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 밖에 없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정부가 개성공단 전면 가동중단을 결정한 가운데 11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남북출입국 사무소에 차량들이 입경하고 있다. 사진 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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