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에 따르면 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와 헤지펀드계 대부 중 한 명인 앤서니 스캐라무치가 이끄는 스카이브릿지캐피탈 등이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승인해 달라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를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최근 가상자산시장 투자에 뛰어들고 있는 많은 금융회사들은 비트코인 ETF만 해도 시장에서 6700억달러 이상의 투자 수요가 잠복해 있다면서 SEC가 이를 승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규제를 구체화하고 가상자산에 회의적인 의원들을 상대로 대중들이 가상자산을 폭넓게 도입할 수 있도록 하자는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실제 미 상원 금융위원회 소속인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어떤 규제를 도입하기 전에 가상자산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해 보다 깊이 있는 연구를 해야 한다”면서 “최근 나타난 가상자산 가격의 급격한 변동은 모든 규제당국에게 경고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이 사회에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 아니면 단순한 투기적인 유행에 불과한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SEC가 비트코인 ETF를 승인하느냐 여부는 가상자산시장이 얼마나 번성할 수 있을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점쳤다.
만약 비트코인 ETF가 허용될 경우 개인들은 직접 비트코인에 투자하지 않고도 주식시장에서 ETF를 손쉽고도 저렴하게 사고 팔면서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다만 그동안 SEC는 가상자산 거래소 시세에 대한 조작 가능성 등을 이유로 ETF 승인을 내주지 않고 있다.
반면 월가에서는 비트코인 ETF를 허용할 경우 가격 변동성이 줄어들고 투자자들에게 보다 안전한 투자처를 제공할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톰 쿼드먼 미국 상공회의소 자본시장경쟁력센터 수석 부대표는 “비트코인 ETF 승인을 계속 가로 막는 것은 오히려 비트코인시장을 롤러코스터 상태로 방치하겠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SEC에 비트코인 ETF를 신청한 자산운용사 밴에크 인베스트먼트를 이끄는 잔 밴에크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 ETF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결국 투자자들을 보다 열등하고 규제에서 벗어나 있는 투자상품에만 투자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