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40년 노후공장이 스마트팩토리로… 中企 생산혁신 이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 전북 익산공장 가보니
중소형 노후공장이 스마트팩토리로 변모
어디서든 공장 관리 가능, AR로 편의성까지↑
中企 대상 솔루션 공급 추진, 내달 초청행사도
  • 등록 2020-07-16 오후 3:25:15

    수정 2020-07-16 오후 9:25:33

[익산=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태블릿을 설비에 갖다대자 화면 속에 하얀 색 포인트들이 여럿 생기면서 숫자가 표기되기 시작했다. 전력과 전압 수준이 어떤지, 설비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지 등을 태블릿을 통해 한 번에 확인 가능했다. 증강현실(AR)을 활용한 일명 ‘아규멘티트 오퍼레이터 어드바이저’(AOA·Augmented Operator Advisor) 시스템이다. 기존엔 설비를 열어봐야 점검이 가능했던 부분이 태블릿과 AR 기술 하나로 손쉽게 파악이 된다. 전북 익산에 위치한 슈나이더 일렉트릭 스마트팩토리의 한 풍경이다.

이창근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EOCR 총괄 본부장이 스마트팩토리 소프트웨어 중 하나인 ‘린 디지털 시스템’(LDS) 앞에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16일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익산공장에서 만난 이창근 EOCR 총괄 본부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시작해 올 6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관리자가 어디에 있든 공장 일정을 파악할 수 있고 자재 및 설비 관리, 안전성 문제 등을 스마트폰 등으로 즉시 확인할 수 있도록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에너지 관리 및 설비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프랑스 기업으로, 1975년부터 국내 시장에 진출해 전력기반 확충에 나서왔다.

1981년에 설립된 슈나이더 일렉트릭 익산공장은 39년이나 운영돼 온 중소형 공장이다. ‘전자식 모터보호계전기’(EOCR)를 주로 생산한다. 이날 방문한 익산공장은 외부에서 보면 노후공장처럼 보이지 않았다. 사무동은 옛 건물 그대로 였지만 생산동의 경우 스마트팩토리로 변모해 세련스러웠다. 외형만큼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통한 생산시스템 변화도 눈에 띄었다. 공장을 디지털로 제어·분석할 수 있는 ‘린 디지털 시스템’(LDS)이 대표적이다.

이 본부장이 LDS 모니터 앞에서 손가락을 움직이자 녹색·빨간색 그래프가 눈앞에 순식간에 펼쳐졌다. 한달간 공장내 생산현황을 그래프로 표현한 것이다. 빨간 색 그래프는 생산목표치를 하회했을 경우, 녹색은 목표치 달성시 나타난다. 제품 라인별로도 확인이 가능하고 원인까지 분석이 한번에 이뤄진다. 이 본부장은 “어느 라인에 몇명이 작업하는지, 결함이 있는지를 모니터나 스마트워치,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장 가동에 있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전력 관리도 손쉽게 진행할 수 있다. ‘파워 모니터링 엑스퍼트’(PME) 시스템이다. 손장익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이사는 “각종 사물인터넷(IoT) 기기 배치부터 가스, 물, 공기 등 에너지원 별로 사용량, 비용 등을 그래프로 시각화해 보여준다”며 “또한 에너지가 어느 곳에서 얼마나 사용됐는지도 가시적으로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공장내 문제 발생시 작업자가 알람을 통해 담당자에게 전파하는 시스템, 근로자들의 작업표준을 관리하는 시스템 등 다양한 솔루션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약 40명에 불과한 조그만 지방 공장에서 보기 드문, 고효율의 생산시스템이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에코 스트럭쳐’라는 브랜드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을 확장 중인데, 익산공장은 이 회사의 노하우가 결집된 결과물이다. 각종 IoT 장비에 현장제어시스템, 분석·서비스 애플리케이션까지 3박자가 어우러졌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국내 시장에서 중소기업 대상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사업을 확장해나갈 방침이다. 익산공장처럼 오래된 중소형 공장도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면 얼마나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는지를 적극 어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익산공장내에 스마트팩토리를 체험할 수 있는 ‘이노베이션 센터’까지 만들어 놓은 상태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에 올해 코로나19까지 겹친 중소기업들의 생산성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솔루션을 제안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당장 다음달 초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을 익산공장에 초청하는 체험 행사도 개최할 예정이다.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오픈한 지 별로 되지 않아 중소기업에 공급한 사례는 없지만 최근 스마트팩토리 구축 문의가 대폭 늘고 있다”며 “슈나이더 일렉트릭이 보유한 각종 노하우로 산업 특성별 맞춤형 스마트팩토리 패키지를 적극 공급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슈나이더 일렉트릭 익산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각 라인별로 IoT 기기들이 배치돼 생산성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진=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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