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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김형욱 최훈길 기자] 지난달 실업률이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GM 등 기업 구조조정이나 20대 후반 에코세대의 취업시장 유입 등 영향은 아직 반영되지 않은 상황이라 4월 고용동향도 크게 나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취업난에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통계청은 11일 3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실업률이 전년(4.1%)보다 0.4%p 오른 4.5%라고 밝혔다. 3월 기준 2001년(5.1%)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았다.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 2781만1000명 중 125만7000명이 실업 상태였다. 실업자 125만7000명은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0년 3월 이후 최대다.
취업자 숫자(2655만5000명)도 전년보다 11만2000명(0.4%) 늘어나는 데 그쳤다. 2개월 연속 10만명대다. 통상 20만~40만명씩 늘어오던 수치가 지난달 뚝 떨어졌고 이달에도 그 수준을 유지했다.
건설업 부진 등 악재 겹쳐…청년실업난도 ‘여전’
각종 악재가 겹쳤다. 건설업 부진에 건설업은 물론 부동산업 고용 상황도 나빠졌다. 포화 상태인 도·소매업 취업자 수도 개인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중에서도 숙박·음식점업은 10개월 연속으로 줄었다. 과잉 경쟁 구조 속에 중국인 관광객 감소, 최저임금 인상 폭 확대 등 복합 악재가 겹쳤다. 교육서비스업 취업자 수도 큰 폭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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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말 국가직 9급 공무원 시험에 약 19만명이 몰리며 전체 실업률 상승을 부추겼다. 통계상 ‘공시족’은 시험 준비기간엔 비경제활동인구로 잡히지만 시험 응시와 함께 실업자로 분류된다. 취업준비생은 69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1만2000명(1.8%) 늘었다. 2003년 3월 이후 15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기업 구조조정·에코세대 진입…악재 ‘산 넘어 산’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앞으로 고용 상황을 나쁘게 할 악재가 한둘이 아니다. 한국GM 군산공장을 비롯한 기업 구조조정 이슈, 에코 세대(인구가 많았던 베이비붐 세대 자녀 세대·90년생 전후)의 취업시장 진입은 지난달 고용상황엔 아직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당분간 현 상태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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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기업 구조조정 영향에 대해 “한국GM이 군산 공장을 폐쇄했다고 해서 근로자가 바로 퇴직하는 게 아니라서 아직 실업률 등에 큰 영향이 없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하면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구구조도 당분간 고용 환경에 부정적이다. 고령화로 50대 이상 인구가 늘고 있는데 이들의 취업 활동은 고령인구 증가에 못 미치고 있다. 청년 실업난 속 34만명 규모의 에코 세대도 유입된다. 고용 환경이 급변하지 않는 한 모든 수치가 나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빈 과장은 “다른 요인에 따라 바뀔 순 있지만 (취업가능)인구 자체가 줄어서 이대로면 큰 취업자 수 증가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정부도 어느 정도 예견한 결과다. 정부는 이달 초 청년 일자리·지역 대책을 담은 3조9000억원 규모의 때 이른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국회 내에서 6·13 지방선거용 선심성 추경이라는 비판론이 제기되며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다. 정부는 11일 ‘범정부 추경대응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를 열고 4월 국회에서의 추경 통과에 총력을 펼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청년고용 부진, 구조조정 위험 등에 대비해 청년 일자리 대책 및 추경을 차질 없이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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