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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섭 자비스앤빌런즈 대표는 “‘자비스’는 고객과 제휴 세무사의 기장을 돕는 간편화 프로그램으로 보고 있었지만, 세무사법 개정 이후로 이런 프로그램 사용료조차 알선 수수료로 오인돼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내린 조치”라면서 “최소한의 유지·보수만 하는 쪽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고 말했다.
현재 이 회사는 세무신고, 환급 등을 인공지능(AI)으로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 ‘삼쩜삼’만 운영 중이다. 최근 가입자 1400만 명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하는 서비스다. 글로벌 텍스테크 분야 최초로 영국 진출에도 성공하는 등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지만 여전히 내부 불안감은 크다. 지난해 10월 세무사 단체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삼쩜삼’의 주민등록번호 처리가 위법하다며 또다시 강하게 압박하고 있어서다. 자비스앤빌런즈의 한숨이 커지는 이유다.
현재 갈등의 중심에 있는 스타트업은 자비스앤빌런즈를 비롯해 △로앤컴퍼니(법률 플랫폼 ‘로톡’ 운영사) △힐링페이퍼(성형정보플랫폼 ‘강남언니’ 운영사)△닥터나우(비대면 의료지원서비스 ‘닥터나우’ 운영사)등이다. 모두 기득권인 전문직역 단체들과의 갈등을 겪고 있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권한이 막강한 직역단체들이 자체 징계는 물론 검·경에 고소·고발을 진행하고 규제입법으로까지 압박하는 식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의 법과 제도가 기득권 산업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과의 갈등이 빚어지고 혁신에 다가서기 힘든 것”이라며 “소비자와 산업 발전의 시각에 맞게 법과 제도를 바꾸려는 시도가 있어야 기득권이 움직일 것이다. 결국 해법은 정치권의 깨인 마인드, 그리고 행동 밖에 없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