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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국내 1세대 사모투자펀드(PEF) 전문 운용사 H&Q코리아(이하 H&Q)가 세번째 블라인드펀드(투자처를 정하지 않은 펀드) 투자를 마무리했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Q는 SK플래닛에서 분리되는 신설법인 11번가에 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H&Q가 보유한 블라인드펀드 미소진 자금에 더해 국민연금 등이 출자하는 별도 프로젝트펀드 자금을 통해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투자로 H&Q는 지난 2013년 11월 설립한 5642억원 규모의 3호 블라인드펀드(케이에이치큐제삼호) 자금을 모두 소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펀드는 설립 당시 국민연금 등 국내 출자자로부터 자금을 끌어모아 5000억원 이상의 펀드를 조성한 몇 안 되는 사례 중 하나로 주목받은 바 있다.
H&Q가 3호 펀드를 통해 투자한 기업은 잡코리아·일동제약·LS전선아시아·소프트플레이코리아·CJ헬스케어·11번가 등이다. 올해 성사된 CJ헬스케어(1400억원)와 11번가 투자의 경우 투자자금 회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나머지 기업은 투자한 지 3년이 넘어서고 있어 매각 작업이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바이아웃(Buy-out 경영권 인수 후 매각) 투자로 진행된 잡코리아와 소프트플레이코리아의 매각 시점에 대한 관심이 높다.
소프트플레이코리아는 플레이타임 등 어린이 전용 놀이공간을 운영하는 업체로, H&Q가 2016년 초 지분 70%를 46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2015년 188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액은 H&Q 인수 이후 지난해 429억원으로 뛰어오르는 등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앞으로도 어린이 놀이공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시장의 관심이 높다.
한편 H&Q는 새로운 투자를 위해 4호 블라인드펀드 결성에 나선다. 최근 PEF 업계의 블라인드펀드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는 추세를 고려하면 3호 펀드(5642억원)보다 큰 규모로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다음달 시작되는 국민연금 라지캡(Large-Cap) PEF 분야 출자사업 등에 도전장을 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