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중견조선소…STX조선 회생, 속도전 관건

  • 등록 2018-03-07 오후 5:06:36

    수정 2018-03-07 오후 5:06:36

수주절벽과 조선산업 불황이 깊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경남 통영시 성동조선해양 작업장이 텅 비어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한때 청산위기라는 한배를 탔던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의 운명이 갈릴 전망이다. 정부는 양사의 회생을 위해 외부 컨설팅까지 진행했지만, 결과적으로 STX조선해양만이 회생 낭보를 손에 쥐게 됐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8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 돌입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STX조선해양은 인력 감축 등 고강도 구조조정 이행을 조건으로 회생키로하고 향후 경영정상화에 돌입하게 될 전망이다.

STX조선해양, 일감 끊길라…수주 ‘속도전’ 관건

STX조선해양은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가 이뤄진 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본격적인 경영정상화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우선 산업은행은 구체적인 구조조정안을 협의를 통해 제시하게 되며, STX조선해양은 이에 상응하는 인력 및 비용 축소 등 구체적 실행방안을 제출한다. 산업은행이 다시 이를 검토한 이후 RG발급을 위한 수주 조건 및 일정 등을 제시하면 STX조선해양은 본격적으로 수주를 전개하게 된다.

수주여건은 긍정적이다. STX조선해양의 주력 선종은 MR탱커(미들레인지 탱커, 석유화학제품 운반선)으로, 올해 미국의 정제유 수출증가와 중동 지역 정유 설비 확대 등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꾸준한 발주가 예상된다. 실제로 업계 내에서는 올해 노후선박교체 수요를 비롯해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수주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관건은 속도다. 두 차례에 걸친 실사로 정상 수주활동 재개 시점이 다소 늦어지긴 했지만 지금이라도 서둘러 수주를 늘릴 경우 일감절벽은 막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현재 수주잔량은 총 16척으로 내년 3, 4분기 인도가 완료된다”며 “실사 중에도 꾸준한 영업활동으로 현재 선주들과 5건 이상의 프로젝트를 협의 중에 있으며, 최소 올해 중·하반기 수주하기 시작하면 1년 뒤 본격적인 건조에 돌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원가 이하의 수주에 대해서도 RG 발급을 허용키로 한 수주가이드라인 완화 역시 수주경쟁력 강화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앞선 관계자는 “현재 마이너스 수주라 하더라도 일감을 확보하고 있으면 향후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로 전환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충격빠진 성동조선해양, 법정관리 후 회생여부도 ‘먹구름’

반면 성동조선해양은 그야말로 충격에 빠졌다. 채권단이 ‘신규 자금 투입은 더이상 없다’고 못박은 이후 청산 가능성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막상 법정관리 결정을 앞두고 충격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일단 법정관리에 돌입한다고 해서 회사의 청산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법원이 회생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경우 채무 재조정 등 회생 절차를 밟게 되며, 이후 인수·합병(M&A)을 통한 새 주인 찾기에 나서게 된다. 다만 회생 가능성이 없을 경우 청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법정관리를 통해 성동조선해양이 회생할 가능성 또한 높지 않다. 성동조선해양 관계자는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향후 수주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진다”며 “회생 절차를 거쳐 회사가 살아나더라도 당장 닥칠 일감절벽을 버틸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토로했다.

수리조선소 또는 블록공장으로 기능을 전환하는 것 역시 녹록치 않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리조선소로 기능을 전환하기 위해 현재 규모를 축소, 변환하는 작업에 자금이 투입되야하는 데다, 꾸준히 수익을 내는 구조도 아니라서 생존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블록공장의 경우 현재 성동조선해양의 규모를 봤을때 대형 선박에 대한 일감을 받아 진행해야겠지만, 빅3조차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일감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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