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복·식후 혈당 측정"…동운아나텍, 세계 최초 침 혈당측정기 내년 출시

  • 등록 2024-07-30 오후 7:06:41

    수정 2024-07-30 오후 7:06:41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동운아나텍(094170)이 세계 최초로 공복과 식후 타액(침)을 이용한 혈당측정기(당뇨 진단기기)를 내년에 출시한다. 이를 통해 동운아나텍은 주력 사업인 반도체 팹리스(설계)와 더불어 차세대 성장동력인 디지털 헬스케어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

타액 혈당측정기 디썰라이프(D-SaLife). (사진=동운아나텍).
반도체 기술 활용해 혈당측정기 개발

동운아나텍은 3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기업설명회를 개최하고 혈당 측정기 디썰라이프(D-SaLife) 출시 계획 등을 설명했다. 디썰라이프는 침에 포함된 당을 감지해 혈당을 측정하는 의료기기로 피를 뽑을 필요가 없어 사용이 편리하다. 동운아나텍이 지난해 진행한 서울성모병원 임상시험을 통해 병원에서 사용하는 혈당 측정기와 디썰라이프의 성능을 비교한 결과 피어슨 상관계수(Pearson Correlation Coefficient) 92.5%로 비교적 높은 상관성와 정확도를 확인했다.

디썰라이프는 기존에 나온 제품과 비교해 사용법도 간단하다. 기존에 나온 제품은 2분 동안 입에 문 뒤 약 5분 동안 기다려야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디썰라이프는 20~30초 가량 검사기를 입에 물고 침을 한·두방울 떨어뜨리면 12초 이내 측정 결과값을 확인할 수 있다. 디썰라이프는 당 수치를 검사기기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기존 제품은 색깔로만 당뇨 위험 여부를 알 수 있다. 동운아나텍은 애초 공복 혈당만 측정되도록 개발했지만 식후 혈당도 측정이 가능한 기기로 개발했다.

동운아나텍 관계자는 “애초 계획은 공복 혈당 측정 가능한 제품을 내년에 출시하고 식후 혈당 측정 기능을 추가한 제품을 2027년에 선보일 예정이었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공복 혈당 측정 기능만으로 품목 허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피드백에 따라 계획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복과 식후 혈당을 모두 측정할 수 있는 제품을 내년 안에 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동운아나텍은 혈당측정기 스트립에 사용되는 원자재도 변경했다. 스트립 전극 부분에 금 시트(Sheet)를 적용했지만 금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수급이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동운아나텍은 지난해 10월에 카본으로 재료를 바꿨고 올해 2월에 제품 개발을 완료했다.

동운아나텍 관계자는 “카본이 금에 비해 성능이 뛰어나고 가격도 저렴한 장점이 있다”며 “내부 연구 임상 결과 혈당 측정 정확도도 97%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동운아나텍이 세계 최초 침 당뇨 측정기기를 개발한 밑바탕에는 독자적인 시스템 반도체 기술이 있다. 동운아나텍은 미세전류로 반도체 오토포커스를 제어하는 등의 미세전류 감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동운아나텍은 해당 기술을 활용해 침에 있는 당 성분이 측정 센서(스트립)에 떨어질 때 발생하는 미세 전류를 정확하게 감지해 혈당 수치를 파악한다.

전 세계 의료기기업계는 그동안 당뇨 환자의 통증과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침을 피부에 넣지 않고 혈당을 측정하는 방법을 꾸준히 연구해왔다. 전 세계 의료기기업계는 침을 이용한 혈당 측정 방법 개발을 시도했지만 침 내의 당은 피보다 50배 묽어 감지가 어려웠다. 동운아나텍은 독자적인 기술을 활용해 미세 전류를 활용한 혈당을 측정할수 있게 됐다.

지난해 창사 이래 매출 첫 1000억 돌파…실적 개선세

동운아나텍은 디썰라이프의 개발과 인허가를 진행한다. 동운아나텍은 디썰라이프의 생산 및 마케팅, 판매는 글로벌 전문기업에 맡길 예정이다. 동운아나텍은 국내는 물론 미주, 유럽, 동남아시아, 중동 시장 진출도 추진한다. 동운아나텍은 2020년 중국, 지난해 인도에서 각각 디썰라이프 기술 특허를 획득했다.

동운아나텍은 전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해 임상시험수탁(CRO) 기업 드림씨아이에스·메디팁과 손을 잡았다. 드림씨아이에스·메디팁은 글로벌 임상시험수탁기업 타이거메드 자회사다. 타이거메드는 2004년 중국 항저우에 설립됐다. 타이거메드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세계 62개국에 자회사를 두고, 직원 1만여 명을 고용하고 있다. 동운아나텍은 당뇨를 포함한 고위험 6대 질환으로 대상으로 타액을 이용한 진단기기 개발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동운아나텍의 실적은 개선되고 있다. 동운아나텍은 지난해 매출 1115억원, 영업이익 24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501억원)보다 12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63억원 손실(적자)에서 흑자전환했다. 특히 매출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동운아나텍은 기업간거래(B2B)에서 기업·소비자간거래(B2C)까지 시장이 확대되는 만큼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대 실적 경신 행진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동운아나텍 관계자는 “모든 진단기기는 반도체 칩을 사용한다”며 “동운아나텍은 반도체 칩을 개발하는 기업인 만큼 헬스케어사업과 시너지 매우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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