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Korea Telecom’ KT가 이명박 정부때 해체됐던 ‘남북협력단’을 다시 만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KT는 상무보를 단장으로 하는 남북협력단을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때까지 운영했지만 북핵 위기가 고조되면서 조직이 해체됐다. 개성공단 폐쇄 직전까지는 그래도 개성공단 통신을 지원하는 인력이 존재했지만 현재는 이마저도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4월 27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민족 화합을 이루는 국가 대표 통신사로서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남북협력단을 폐지했던 KBS가 얼마 전 새롭게 부활시킨 점도 KT의 조직 재구축 가능성을 높인다.
| [고양=특별취재팀 방인권 기자]▲2018 남북정상회담이열린 2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 걸어내려오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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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차례 정상회담 주관 KT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018 남북정상회담 주관통신사’로 선정됐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세 번째다.
| ▲2018 남북정상회담 주관통신 지원에 관한 협약을 체결한 후 KT 네트워크부문장 오성목(왼쪽) 사장과 대통령비서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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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 120여명 규모의 네트워크 인력을 동원해 정상회담장 및 일산 킨텍스 프레스센터 방송·통신을 완벽하게 지원한다.
남북 정상회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여했던 전문가 중심으로 전담팀을 구성했으며, 프레스센터에는 800명 이상의 외신 기자들이 집결할 것을 감안해 영어능통자까지 배치했다.
일산 킨텍스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는 국내외 취재진 2800명 이상이 사전 등록을 마쳤다. 이는 2000년,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KT는 완벽한 방송·통신망 제공으로 IT강국의 위상을 한층 높이겠다는 목표다.
1971년 남북직통전화 개설부터..2018년 정상회담 지원까지판문점에 남북 직통전화가 개설된 것은 박정희 정부 때인 1971년 9월 21일이다. 이를 시작으로 정상회담을 비롯해 장관급회담, 적십자회담 등 모든 남북 대화는 KT 통신망이 책임졌다.
| ▲ 1971년 판문점 남북한전화개통식[사진=국가기록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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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2월에는 오랜 협상 끝에 개성공단 통신공급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했다. 이 합의서는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 간 전화가 인위적으로 단절된 지 60년 만에 직접 통신교류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있다.
2005년 7월에는 KT 문산지점과 북한의 개성전화국으로부터 뻗어 나온 광케이블을 서로 연결함으로써 역사적인 남북간 광통신망 시대를 열었다. 이는 같은 해 8월 사상 최초로 이산가족 화상상봉이 이뤄지는 밑바탕이 됐다.
| ▲2005년 12월 북한 개성공업지구에서 열린 ‘KT남북통신 개통식’에 당시 남중수 KT사장(왼쪽에서 세번째)이 백령도 실향민과 시험통화를 하고 있다. 제일 왼쪽이 당시 진대제 정보통신부장관이다. KT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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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KT는 2002년 한일 월드컵, 2011년 G20 서울 정상회의,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등 대규모 국제행사에서 공식 통신 파트너로 활약한 바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세계 최초 5G 시범서비스를 선보여 전 세계에 IT 강국의 면모를 다시금 확인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 ▲통일시대 더 주목받는 국내 유일의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 KT스카이라이프는 2018년 3월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과 함께 북한이탈주민 대상 방송 지원에 나선다. 통일 시대를 대비해 남북 간 문화·정보 격차를 해소하는 첫 단계로 북한이탈주민 대상 방송 지원을 결정하고 남북하나재단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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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 룸과 자유의 집에 360도 VR카메라 설치이번 남북정상회담이 기존과 차별화되는 포인트는 5G 적용이다.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후 회담 결과를 브리핑하게 될 판문점 자유의 집에 KT의 360도 VR 카메라를 설치했다. 브리핑룸(자유의 집)에 들어가지 못한 국내외 취재진은 KT가 촬영한 360도 VR 영상을 통해 킨텍스 프레스센터에서 회담 결과를 5G 기반 실시간 중계로 만나볼 수 있다.
프레스센터가 조성되는 킨텍스 외부에서는 5G 버스를 활용한 ‘이동형 5G 홍보관’이 운영돼 국내외 취재진은 물론 일반인 관람들에게도 5G 기술을 소개한다.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운영되는 이동형 홍보관에서는 5G의 초고속, 초저지연성, 초다연결성을 경험할 수 있는 ‘5G 로봇암’, ‘5G 커넥티드 스피드’, VR 동계스포츠 체험 등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