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와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업체들이 올해 MWC에서 10Gbps 연결을 지원하는 5.5G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국내 통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주파수 부족과 서비스 모델 부재로 현재보다 10배 빠른 5G(5.5G)가 상용화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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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는 이번 MWC에서 모바일 백홀(Backhaul), 엔터프라이즈 캠퍼스, 컨버지드 전송, 데이터 센터 네트워크를 아우르는 5.5G 맞춤형 솔루션 4종을 출시했다. 중동에 이어 유럽, 아시아 태평양 및 라틴 아메리카의 이통사들이 올해 5.5G 상용화를 준비하며 10Gbps를 검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오 밍(Cao Ming) 화웨이 무선 솔루션 부문 사장은 “네이티브 기가(Native Giga) 및 네이티브 그린(Native Green)역량을 갖춘 화웨이의 5.5G 시리즈는 전 세계 이통사가 모든 대역에서 멀티패스 5.5G 진화를 달성하도록 지원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이통3사의 5G 서비스 속도는 서울 기준으로 1.2Gbps 정도다. 화웨이 설명대로 10Gbps가 가능하려면 속도가 10배 빨라져야 한다. 이런 궁금증 때문에, 이번 MWC를 참관한 KT사외이사들도 장비 성능에 관심을 표했다.
그러나, 통신업계 전문가들은 실제 현장에서 10배 빠른 5G(5.5G)가 실현되려면 훨씬 더 많은 주파수가 필요하며, 지연시간 1ms를 달성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근육이 자극에 반응하는 시간은 약 1초, 귀가 느끼는 시간은 100ms, 눈이 반응하는 시간은 10ms, 그리고 촉각이 반응하는 시간은 1ms 정도다.
주파수 부족뿐만 아니라 서비스 모델 부재도 5.5G 상용화에 걸림돌이다. 국내 통신사 고위 관계자는 “화웨이가 5.5G 통신지연시간을 1ms로 언급하고 있지만, LTE 때는 20ms, 5G 때는 10ms 정도였다”며 “5.5G에서 4.5ms로 지연시간이 줄어든다 해도 이용자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튜브 동영상 시청과 같은 활동에서는 무선망 구간에서 속도가 개선돼도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는 얘기다.
화웨이가 언급한 5.5G의 속도별 과금 모델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었다. 그는 “우리나라는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통한 서비스가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로 요금제를 논의하기는 시기상조”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