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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석유공사와 농협, 한국도로공사는 최근 알뜰주유소 유류공급사 입찰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이르면 이달 중순 사업 공고, 입찰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달내 입찰을 마무리짓고 오는 9월부터 알뜰주유소 유류공급을 시작한다는 계획인만큼 이번 입찰 일정은 빠듯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알뜰주유소 유류공급사 입찰은 2년마다 진행된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이달 안에 입찰을 마무리한다는 기본 일정을 세워놓고 현재 알뜰주유소 운영 주체간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아직 공급 물량과 세부 조건에 대해서도 정해진 바가 없지만, 그간의 조건들이 대동소이했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알뜰주유소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기름값이 묘하다”라는 발언으로 촉발돼 도입된 정부 주도 유류 안정화 사업이다. 당초 기존 주유소대비 리터당 100원 저렴하게 기름을 판매하겠다는 차원에서 이명박 정부 시절 적극 추진됐다. 알뜰주유소 유류공급사는 1부와 2부 시장으로 나눠지며, 1부 시장은 또 중부권(경기·강원·충청)과 남부권(영남·호남)으로 분류된다. 2017년 진행된 알뜰주유소 입찰(1부)에선 SK에너지가 남부권에, 현대오일뱅크가 중부권 사업자로 선정돼 2년간 총 29억 리터 상당의 유류를 공급해왔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계약기간 동안 일정한 물량 판매가 보장된다는 점은 그나마 긍정적이지만, 매번 해당 주유소로 공급해야 하는 형태라 물류·유통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효과가 미미하다”며 “수익성도 제대로 나지 않는 사업인데 일반 공급가보다 더 낮은 가격에 팔아야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업체 입장에선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입찰 유찰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입찰에 소극적인 정유업계가 적극 나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급사 선정도 지연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2017년 알뜰주유소 입찰 당시에도 유찰 경험이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정유업계가 대놓고 입찰 불참을 선언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입찰에 참여하되, 매우 소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정유업계 4사는 모두 “입찰 여부를 검토 중”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업계 일각에선 알뜰주유소 유류공급사로 선정된 정유업체들에게 정책적 혜택이 전혀 없다는 점도 지적한다. 2011년 도입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정유업체에 대한 혜택은 전무하고 일선 주유소 대상으로만 3000만원 상당의 시설개선지원금이 주어진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 측은 알뜰주유소가 그간 정유업체들의 주유소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약화시키는 데 역할을 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기존 정유업체들의 공지했던 가격이 기준이었던 부문도 알뜰주유소 공급가격이 기준으로 대체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알뜰주유소의 일부 물량구매계약 및 브랜드 선택권 확대로 정유사와 주유소간 수평적 관계 조성에 기여했다”며 “또한 알뜰주유소가 확대되면서 주변 주유소의 가격경쟁 촉진에 따른 판매가격 하락 유도로 대(對)국민 편익을 제공하는 것도 알뜰주유소의 효과”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