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지역 경선에서 과반 이상의 득표를 기록한 이재명 경기지사는 ‘대세론 굳히기’에 나서며 시종일관 여유로운 모습을 보인 반면, 첫 경선에서 이 지사에게 큰 격차로 뒤진 이낙연 전 대표는 기존 공세적 태도보단 자신의 정책적 강점을 드러내기 위해 초조한 모습을 보였다. 정세균 전 총리는 계속해서 제기되는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하며 완주 의지를 밝혔다.
|
민주당은 7일 오후 TBC와 함께 대구·경북지역 TV토론회를 진행했다. 대구·경북은 오는 11일 개표가 예정된 차기 본 경선 지역순회 지역으로, 이날 토론회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들은 이 지역을 겨냥한 공약을 비롯해 자신들의 중점 공약을 설명했다.
대세론에 올라 탄 이재명 지사는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지역 주민들을 위한 공약 발표에 공을 들였다. 그는 “대구경북의 인구가 줄어들고 지역 소멸까지 걱정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라면서 “균형 발전 차원에서 대구도 광주도 부산도 각 지역이 함께 수도권과 병행발전하는 정책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이 지사는 2차 전지 소재산업 벨트 육성과 글로벌 백신, 첨단의료 벨트 등을 제시했다. 또 낙동강 수질개선과 물 산업 발전 지원을 위한 교통망 구축을 약속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네거티브 공방이 충청지역 경선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판단한 듯 “이젠 네거티브 선거로 오해받을 만한 일은 저도, 캠프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 이 전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정책적인 토론 외엔 다른 주제를 꺼내지 않았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대구경북 메가시티를 신 제조업 수도로 만들겠다”며 “로봇, 바이오 메디컬, 전기차, 물산업 육성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민주당의 최대 과제는 정권 재창출이고, 그러기 위해선 당을 하나로 묶어낼 사람이 필요하다”며 “정세균이 민주당을 하나로 묶어 정권을 재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이낙연 후보 간 갈등으로 이들 중 최종 후보가 나올 경우 지지층 이탈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박용진 의원은 “당장 표가 되고 이득이 된다고 입에 착착 붙는 정책만 말하면 국민의 삶을 책임지지 못한다”며 다른 후보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한편 대세론 굳히기에 나선 이재명 캠프에는 주요 인사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 민주당 예비경선 과정에서 이광재 의원을 지지한 대표적 ‘친문 주자’ 전재수 의원이 그동안 중립 입장을 깨고 이재명 캠프에 합류했다. 전 의원은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의 가치와 철학을 실현할 사람”이라며 “기본주택, 기본소득으로 대표되는 사람 중심의 새로운 국가정책을 반드시 실현하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반면 충청지역 참패 후 충격으로 전날 주요 일정을 대부분 취소했던 이낙연 전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며 경선 경쟁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후 “1971년, 70만 청중을 향해 외치셨던 노동·복지·민주주의에 대한 대통령님의 외침은 저의 삶의 빛이 됐다”며 “하루 멈췄던 만큼 다시 뛸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주자들은 경선 완주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정세균 전 총리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그런 가능성은 없다고 여러 번 얘기했다”고 일축했다. 박용진 의원도 “(경선 완주는) 당원과 국민들에 대한 예의”라며 “처음 (출마를) 결심했을 때부터 한 번도 중도 포기를 생각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