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황 쇼크' 크레디트스위스, 리스크 책임자 교체 검토

CS, CEO 놔두고 CRO 경질 검토 중
그린실 파산보호에 이어 아케고스 악재까지
S&P, 신용등급 전망 '안정적'→'부정적'
  • 등록 2021-04-05 오후 5:47:43

    수정 2021-04-05 오후 6:21:52

크레디트스위스가 아케고스 사태의 최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한국계 펀드매니저 빌 황과 거래하다 직격탄을 입은 스위스계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가 최고경영자(CEO)는 그대로 둔 채,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는 빌 황이 이끄는 펀드인 아케고스가 대규모 손실을 본 데 따른 자사 손실액을 집계 중이며 CRO인 라라 워너에게 책임을 묻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IB부문 대표인 브라이언 친의 경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CEO인 토마스 갓스타인은 살아남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크레디트스위스 최대 주주인 투자회사 해리스 어소시에이트의 데이비드 헤로 글로벌주식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갓스타인 CEO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현단계에서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크레디트스위스는 아케고스에 총수익스와프(Total return swap·TRS)와 차액결제거래(Contract for difference·CFD) 등 파생상품 계약을 맺고 돈을 빌려줬다. TRS는 아케고스 같은 헤지펀드와 계약을 맺은 투자은행이 대신 주식을 사고, 주식 가격이 오르내리는 데 따른 수익이나 손실을 헤지펀드가 가져가는 파생금융상품이다. 대신 헤지펀드는 은행에 수수료를 낸다. CFD 역시 TRS의 일종으로 실제로는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도 주가가 오르내릴 때 차익이 발생하면 현금으로 정산하는 장외파생계약이다.

아케고스가 투자한 일부 종목 주가가 33% 폭락하면서 돈을 빌려준 크레디트스위스까지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JP모건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아케고스 스캔들로 인해 투자은행들은 총 100억달러 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 가운데 크레디트스위스가 최대 피해자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크레디트스위스 손실이 32억달러에 달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지난달 초 크레디트스위스가 100억달러를 빌려 준 영국 스타트업 그린실이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30억달러의 손실을 낸 데 이어 아케고스 악재까지 겹쳤다. 블룸버그는 “원투 펀치가 크레디트스위스를 올 들어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실적 나쁜 은행주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게다가 16억달러 규모의 크레디트스위스 주식매매 프로그램이 다시금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이미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중단된 바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리스크 관리 우려를 지적하며 크레디트스위스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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