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重, 1조3000억 '유증'… 박정원 회장 사재출연도(종합)

차입금 상환 등에 활용, 친환경에너지 기업 혁신 추진
두산솔루스·모트롤사업부도 1.1조에 매각 계약
두산 대주주, 두산퓨얼셀 지분 23% 무상 증여도
두산퓨얼셀 3400억대 유증, 재무구조 개선 속도
  • 등록 2020-09-04 오후 4:12:36

    수정 2020-09-04 오후 4:12:36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두산중공업(034020)이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기 위해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두산(000150)도 두산중공업 증자 참여를 위해 두산솔루스, 모트롤사업부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더불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두산 대주주들 역시 5740억원 규모의 두산퓨얼셀 지분을 무상으로 두산중공업에 증여키로 결정하는 등 책임경영을 강화한다. 앞서 클럽모우CC, 네오플럭스 등 잇따라 계열사 매각을 성사시킨 두산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4일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며, 실권이 발생할 경우 주관증권사가 총액 인수한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7월 클럽모우CC 매각대금을 채권단 지원자금 상환에 사용했는데, 이번 유상증자로 마련하는 자금 역시 차입금 상환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획기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꾀하는 한편, 가스터빈, 신재생에너지, 차세대 중소형원자로, 수소연료전지 사업 중심의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두산도 두산중공업 증자 참여를 위한 재원 확보 차원에서 계열사 매각에 적극 나섰다. 두산은 이날 두산솔루스와 모트롤사업부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우선 두산솔루스의 경우 지분 18.05%를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2382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대주주 보유 지분 34.88%도 4604억원에 스카이레이크에 매각된다. 이에 따른 총 매각 금액은 6986억원이다.

모트롤사업부도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시엄에 4530억원에 매각한다. 매각에 앞서 모트롤사업부를 물적분할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앞서 두산은 다양한 방식으로 재무구조 개선 지원을 위해 재원을 마련해왔다. 지난달엔 네오플럭스(지분 96.77%)를 신한금융지주에 730억원에 매각했고, 현재 두산타워도 매각을 추진 중이다. 두산은 이를 통해 두산중공업 유상증자 참여에 필요한 재원을 충분히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오너 일가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두산 대주주들은 이날 자신들이 보유한 두산퓨얼셀 지분 23%를 두산중공업에 무상 증여기로 결정했다. 책임경영 차원의 사재 출연으로, 이는 지난 3일 종가 기준으로 약 5740억원 규모다. 이에 따라 두산중공업은 두산퓨얼셀의 최대주주가 된다. 이번 결정은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은 물론, 양사간 시너지를 통해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현재 두산퓨얼셀은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고, 두산중공업은 국내 최초 액화수소플랜트 사업, 재생에너지로 수소를 만드는 그린수소 사업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수소경제라는 공통 분모 위에서 양사간 사업적 시너지가 크게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특히 두산퓨얼셀의 경우 투자 확대 등 여러 측면에서 지금보다 여건이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두산퓨얼셀은 이날 라인 증설을 위한 34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실시도 결정했다.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며, 실권이 발생할 경우 주관증권사가 총액 인수한다.

두산 관계자는 “앞서 실행한 클럽모우CC, 네오플럭스 매각에 이어 이번 일련의 결정이 동시에 이뤄짐으로써 두산중공업 정상화를 위한 큰 틀을 차질 없이 마련하게 됐다”며 ““채권단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을 위한 기반을 계획한 대로 마련할 수 있었다. 남은 일정도 차질없이 진행해 최대한 빨리 정상궤도에 올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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