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며, 실권이 발생할 경우 주관증권사가 총액 인수한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7월 클럽모우CC 매각대금을 채권단 지원자금 상환에 사용했는데, 이번 유상증자로 마련하는 자금 역시 차입금 상환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획기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꾀하는 한편, 가스터빈, 신재생에너지, 차세대 중소형원자로, 수소연료전지 사업 중심의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두산도 두산중공업 증자 참여를 위한 재원 확보 차원에서 계열사 매각에 적극 나섰다. 두산은 이날 두산솔루스와 모트롤사업부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우선 두산솔루스의 경우 지분 18.05%를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2382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대주주 보유 지분 34.88%도 4604억원에 스카이레이크에 매각된다. 이에 따른 총 매각 금액은 6986억원이다.
오너 일가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두산 대주주들은 이날 자신들이 보유한 두산퓨얼셀 지분 23%를 두산중공업에 무상 증여기로 결정했다. 책임경영 차원의 사재 출연으로, 이는 지난 3일 종가 기준으로 약 5740억원 규모다. 이에 따라 두산중공업은 두산퓨얼셀의 최대주주가 된다. 이번 결정은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은 물론, 양사간 시너지를 통해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현재 두산퓨얼셀은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고, 두산중공업은 국내 최초 액화수소플랜트 사업, 재생에너지로 수소를 만드는 그린수소 사업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한 두산퓨얼셀은 이날 라인 증설을 위한 34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실시도 결정했다.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며, 실권이 발생할 경우 주관증권사가 총액 인수한다.
두산 관계자는 “앞서 실행한 클럽모우CC, 네오플럭스 매각에 이어 이번 일련의 결정이 동시에 이뤄짐으로써 두산중공업 정상화를 위한 큰 틀을 차질 없이 마련하게 됐다”며 ““채권단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을 위한 기반을 계획한 대로 마련할 수 있었다. 남은 일정도 차질없이 진행해 최대한 빨리 정상궤도에 올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