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정부는 올해로 4년 연속 대규모 세수추계 오차를 내면서 체면을 구겼다.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주요국도 세수 오차율이 확대되고 있다고 항변하지만 오차의 규모에선 현격한 차이가 난다. 정부가 재정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단 비판이 커지는 이유다.
|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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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기획재정부, 국회에 따르면 정부의 세수 오차는 △2021년 61조 3000억원(21.7%) △2022년 52조 6000억원(15.3%) △2023년 -56조 4000억원(-14.1%) △2024년 -29조 6000억원(-8.1%)을 기록했다. 2000년 이후 20년 만에 두자릿수 세수 오차율을 낸 뒤 연달아 큰폭의 오차가 계속된 셈이다.
기재부는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 증대를 이유로 댔다. 기재부 관계자는 “2020년 이후 코로나19 영향으로 주요국의 세수 오차율도 확대됐다”며 “우리나라는 높은 무역의존도 등으로 인해 외부 불확실성이 높아진 환경에서 법인세 등의 추계가 특히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미국 등 다른 나라도 세수 오차가 있다. 하지만 한국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2020~2023년 주요국의 평균 세수 오차율은 미국 7.8%, 일본 7.3%, 독일 5.7%, 캐나다 10.3%, 영국 9.6%다. 이들 나라에 비하면 한국의 오차율(12.4%)은 눈에 띄게 큰 편이다. 작년만 따져봐도 미국 -4.4%, 일본 3.7%, 독일 -0.6% 수준에 불과해, 한국(-17.7%)의 오차율은 특히 두드러진다.
정부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세수추계의 정확도를 높일 대책을 내놨다. 내년부터는 세수추계가 시작되는 거시지표 전망·모형설정 단계부터 세입 예산안 편성까지 모든 단계에 국회 예산정책처, 조세재정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전문기관을 참여토록할 방침이다. 대외 공개하지 않고 있는 정부의 세수 추계모형을 비롯해 주요 과세정보도 이 기관들에 상세히 공개해 세수 추계 주요사항을 원점부터 논의하겠단 방침이다.
지난해에도 민간 협동 세수추계위원회의 운영방식 개선을 통한 국내 전문가 참여 확대, 세목별 추계모형 발전, 해외사례 검토 등으로 정확도 제고를 꾀하겠다고 밝혔지만 실효성이 부족한 걸로 드러나자 마련한 추가 방안이다.
그럼에도 일각에선 정부가 잇단 세수추계 실패로 이미 재정정책 신뢰를 잃었다고 지적한다. 내년도 예산안에 편성한 국세 수입(382조4300억원)은 재추계한 올해 국세수입(337조 7000억원)보다 40조원 이상 많아 이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도 벌써부터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세수추계 오차 부분에선 근본적인 책임을 느끼고 변화하겠다”며 “내년도 세수추계는 올해 법인세의 실적이 반영이 되는 것이라 관련된 부분의 불확실성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말했다.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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