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받는 국제유가 바닥론…증시에도 볕들까

국제유가 배럴당 30弗 회복…코스피도 반등
"당분간 유가 영향 큰 시장…추세적 상승 기대는 일러"
  • 등록 2016-02-18 오후 3:44:05

    수정 2016-02-18 오후 5:03:22

WTI 유가 추이 (그래프=블룸버그, 단위:달러/배럴)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주요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량 동결 기대에 국제유가가 반등하면서 주식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특히 유가 바닥론에 힘이 실리면서 투자심리도 살아나고 있다. 다만 증시에 대해 낙관론을 가지기에는 아직까지 리스크 요인이 많아 좀 더 추세를 지켜봐야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제유가 배럴당 30弗 회복…정유·화학주 강세

18일 코스피지수는 하루에만 25포인트 가량 상승하면서 지난 5일 이후 13일만에 190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 상승의 배경에는 유가 상승이 자리하고 있다. 이란이 산유량 동결에 지지 의사를 표명하면서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를 회복한 덕분이다. 당장 감산에 대한 합의는 없었지만, 저유가에 시달리던 증시는 유가가 바닥을 찍었다는 평가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특히 LG화학(051910)이 3.51% 상승하고 SK이노베이션(096770)이 2.17%, 에쓰오일(S-OIL(010950))이 1.83% 각각 뛰는 등 유가 상승의 대표적 수혜주인 정유·화학주의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감산이 합의되지는 않았지만 산유국들 간의 공조가 본격화할 조짐이 보인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유가의 추세적 상승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 원유 수요를 기준으로 보면 3월은 계절적으로 차량용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시기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주식전략팀장은 “유가는 최하단 컨센서스가 20달러 내외였고 그동안 과매도가 크게 나타났다”며 “3월은 계절적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만큼 당분간 수요가 줄어들 요인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다른 자산들보다 먼저 원유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당분간 코스피는 유가 반등이 이끄는 모양새를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이 팀장은 “유가 반등이 증시를 이끌어가는 모양새가 이어질 것”이라며 “대형 가치주와 낙폭이 과도했던 고밸류에이션 성장주가 상승할 기회”라고 내다봤다.

국제유가 반등 약발 지속 여부는 두고 봐야

다만 국제유가 반등에 따른 코스피 상승 약발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 것인지 여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그동안 유가 급락에 따른 중동계 자금 이탈은 이미 마무리되는 상황이었고 최근에는 오히려 유럽계 자금 이탈이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6월~12월까지 아시아, 중동계 자금은 국내 증시에서 5조5000억원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1월 들어 이들 자금의 매도 규모는 축소되고 있으며 유럽계 자금이 1조9700억원 매도를 기록하는 등 매도 규모를 늘리고 있다.

아직 해결되지 않고 남아있는 리스크 요인들도 많다. 특히 커진 환율 변동성, 무엇보다 엔화 강세 흐름 진정 여부는 향후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가장 먼저 확인하고 가야 할 변수로 꼽히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이번주 들어 장중 111엔대까지 하락하는 등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도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엔화 강세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과 이에 따른 전반적인 외국인 투자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 이 팀장은 “외국인 선물 순매수가 연간 누적으로 전날 플러스(+)로 돌아선 만큼 향후 외국인이 현물시장에서도 매수세로 귀환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하지만 본격적으로 외국인이 한국 주식시장에 돌아올 것인지 여부는 엔화 강세 흐름이 언제 진정될 것인지에 달려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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