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브루나이 국빈방문 중 현지에서 김수현 정책실장으로부터 미세먼지 관련 대책을 보고받고 이같이 지시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지시는 최근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7일 연속 발령되는 등 최악의 미세먼지에도 정부가 미온적인 대책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적인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국빈방문 중 야당의 제안을 전격 수용하며 대책 마련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이같은 지시에 따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 기구 위원장직을 타진하는 한편, 기존 미세먼지특별위원회와 해당 기구의 관계 설정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현재 정부의 미세먼지 컨트롤타워는 지난달부터 시행된 미세먼지특별법에 따라 국무총리실 산하 미세먼지특별위원회가 맡고 있다.
손 대표는 이날 창원 성산구 이재환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이런 결정을 해주신 대통령께 감사를 드린다”며 “미세먼지는 한 시민단체나 정부 기구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온 국민이 힘을 모으고 모든 사회가 뜻을 합쳐서 미세먼지를 근본적으로 장기적인 대책으로 없앨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해당 기구의 위원장으로 반기문 전 사무총장이 추진되는 데에도 환영의 뜻을 밝히며 “정부에서는 단지 대책기구 하나 만들어서 반기문 총장에게 맡겼다로 끝나는 게 아니라 범사회적, 범국민적 기구로 하되 국가 기구로 예산과 조직을 충분히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이 위원장직을 맡아 미세먼지 문제 해결 전면에 나서면,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불출마 선언을 한 후 2년여 만에 사실상 정치 재개에 나서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반 전 총장의 활동과 성과 여부에 따라 여야간 협치나 대선주자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