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IMM PE-한독, '5년 동행' 끝냈다

한독 지분 전량 매각..수익 2배
IMM, 2012년 한독 백기사로 등판
글로벌 제약사 보유지분 인수
  • 등록 2018-03-29 오후 4:09:14

    수정 2018-03-30 오전 9:19:53

[이데일리 이서윤 기자]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국내 토종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한독(002390)에 투자했던 자금을 모두 회수하면서 약 5년 만에 2배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IMM PE, 한독 투자 5년 만에 엑시트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 PE는 이달 들어 보유하고 있던 한독 지분 전량을 장내에서 모두 매각했다. 2012년부터 이어져온 한독과의 동행을 마무리한 것이다. 총 매각금액은 약 1500억원으로, IMM PE가 지분 매입과 전환사채 인수(2014년) 등에 760억원을 투자한 것을 고려하면 5년여 만에 두 배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내부수익률(IRR)은 25% 수준이다.

한독과 IMM PE의 인연은 지난 2012년 김영진 한독약품 회장이 글로벌 제약사와의 파트너십을 청산하기 위해 움직이면서 시작됐다. 한독의 전신인 연합약품은 독일 제약사 훽스트(현 사노피)와 합작법인을 설립, 소화제 ‘훼스탈’ 등을 수입해 판매하면서 회사를 키웠다.

한독은 사노피와 약 50년간 합작관계를 유지해왔다. 김 회장은 사노피(지분율 50%)가 이사회를 장악한 상황에서 사업 다각화나 공격적인 투자를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 회장은 일종의 ‘백기사’로 IMM PE를 끌어들이면서 사노피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모두 인수했다. IMM PE는 ‘파이안’이라는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지분 29.99%를 확보했고, 2014년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인수하며 지분율을 36.41%까지 높였다.

한독의 기업 가치 높인 ‘제넥신’ 지분 투자

IMM PE 투자 이후 한독의 매출액은 3000억원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영업이익 추이도 가파른 상승세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럼에도 IMM PE가 두 배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인수합병(M&A)을 통한 적극적인 사업다각화로 기업 전반의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독은 2012년 이후 △제넥신 지분투자 △한독테바 설립 △태평양제약 제약사업부 인수 △한독칼로스메디칼 설립 △JUST-C(미국 기능성식품 개발·판매회사) 지분투자 △테라밸류즈사(일본 테라큐민 등 기능성 원료 개발회사) 인수 등 다방면으로 M&A를 펼쳤다. 특히 면역항암제 개발업체 제넥신에 대한 지분투자는 재무적 관점에서 한독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독은 지난 2012년 330억원을 투자하며 제넥신의 지분 30.86%를 확보했다. 지난 2016년부터 일부 지분을 매각해 약 400억원을 회수했지만 여전히 제넥신의 최대주주이고, 남은 지분(18.79%)의 가치는 현재 주가가 10만원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3800억원에 육박한다. IMM PE 역시 지난 2014년 제넥신에 독자적으로 200억원을 투자, 두배 가량의 수익을 거뒀다.

제넥신은 최근 사모펀드업계의 큰 관심을 받으며 2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하는 등 여전히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한독의 주가가 상승하며 IMM PE가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제넥신의 지분 가치가 큰 몫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독을 시작으로 IMM PE의 2호 블라인드펀드(아이엠엠로즈골드2) 투자자금 회수 작업(Exit·엑시트)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펀드가 투자한 또 다른 기업은 대한전선·할리스·교보생명·티브로드 등이다. 티브로드는 이미 태광그룹의 콜옵션 행사로 엑시트가 기정사실화됐고, 교보생명도 기업공개(IPO)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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