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결국 내가 이겨”…슈미트 “누가 이기든 인류의 승리”

이세돌 9단, 에릭슈미트 알파벳 회장 8일 알파고 대국 미디어데이서 입담 과시
  • 등록 2016-03-08 오후 4:53:17

    수정 2016-03-08 오후 4:53:17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왼쪽부터), 이세돌 9단, 에릭 슈미트 알파벳 회장이 7일 종로구 포시즌호텔에서 열린 ‘이세돌-알파고’ 대국 미디어 간담회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구글코리아 제공.
[이데일리 정병묵 김유성 기자] “첫판에서 지더라도 흔들리지 않습니다.(이세돌)” “누가 이기든 인류의 승리입니다.(에릭 슈미트)”

주사위는 이제 던져졌다. 세계 바둑 최강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 간 세기의 바둑 대결을 하루 앞두고 이 9단과 에릭 슈미트 알파벳(구글의 지주사) 회장은 각자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밝히며 입담을 과시했다.

우선 이세돌 9단은 8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여전히 (이번 대국 승리에) 자신감이 있다”면서도 “이번에 알파고의 (대국) 알고리즘을 보면서 조금 긴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전날까지 알파고에 5대 0 승리를 장담했던 모습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20대 시절 대국을 앞두고 “질 자신이 없다”고 호기롭게 말하던 그가 대국을 거듭할 수록 쑥쑥 느는 알파고의 실력을 다소 경계하는 모습이다.

이 9단은 “5대0으로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나도) 인간이기 때문에 실수가 나올 수 있다”며 “그렇게 된다면 질 수도 있다는 생각했다”고 ‘패배’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이 9단은 지난해 알파고의 대결에서 완패한 중국의 프로기사 판후이 2단처럼 심리적으로 위축돼 스스로 자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유럽 바둑 챔피언이었던 판후이 2단은 지난해 10월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첫판을 진 뒤 내리 내리 4판을 더 내줬다. 예상치 못한 첫 대국 패배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결과다.

그는 “판 2단처럼 첫판에서 진다고 해도 그렇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많은 대국에서 첫판을 지고 시작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이세돌 9단은 언젠가는 인공지능이 인간 바둑 기사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는 “지금이 아니어도 언젠가는 인공지능에 인간이 패배할 것”이라면서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결코 바둑의 가치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사상 초유 대결의 ‘설계자’ 에릭 슈미트 알파벳 회장은 승부 자체에는 큰 관심이 없는 듯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그는 “둘 간 대결의 결과와 상관 없이 이번 이벤트는 인류의 커다란 승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이 아닌 알파고가 승리하더라도 이를 만든 인간의 기술이 인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슈미트 회장은 “저는 컴퓨터과학자로 살아왔는데 1960년대에 이번과 같은 이벤트를 꿈꿨지만 30년 동안 인공지능 분야는 추운 겨울을 보냈다”며 “많은 비용 투자와 노력 끝에 지난 10년간 괄목할 만한 발전을 했다.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수백가지 언어를 전화기로 동시 통역하는 세상도 곧 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인공지능과 기계학습 기술의 발전이 인류에게 큰 수혜를 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슈미트 회장은 “알파고가 세계 최고의 바둑 챔피언에 도전하는 내일은 인류사에 매우 중요한 하루가 될 것”이라며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더 좋은 세상이 올 것이며 결국 최종 승자는 인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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